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CEO가 지난 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안전하면서도 경제성이 높은 차세대 원전 소형모듈원전(SMR)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CEO가 지난 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안전하면서도 경제성이 높은 차세대 원전 소형모듈원전(SMR)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CEO

물 대신 소듐이 냉각재인 고속로
주민 가까이 설치가능한 게 장점
안전하고 가벼워 경제성도 확보

2030년 상용화 목표로 확장 중
한국은 SFR 설치에 좋은 시장


지난주 방한한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CEO는 “한국은 수십 년간 원전 건설에서 뛰어난 경험을 쌓은 만큼, 소형모듈원전(SMR·Small Modular Reactor) 산업에서도 이상적 파트너”라면서 한국과의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르베크 CEO는 지난 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문화일보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은 ‘나트륨(Natrium) 원자로’ 설치에 좋은 시장이며, 한국 파트너사들은 뛰어난 제조능력·시설을 갖춰 SMR 공급망으로 활동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르베크 CEO는 “나트륨 SMR 같은 4세대 원전은 경량화돼 있는 데다 훨씬 안전하기 때문에 (한국 수도권과 같이) 산업단지나 에너지를 공급받아야 하는 주민에 가까이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동시에 “SMR은 지정학적·전략적 산업이자 상용화가 관건인 만큼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 및 정부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테라파워는 왜 SMR에 주목하고 있나.

“2008년 테라파워가 설립될 무렵만 해도 무탄소 에너지원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은 실정이었다. 테라파워 설립자들은 원전, 비(非)원전을 비롯한 다양한 에너지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믿었고 첨단 원전이 전도유망한 에너지원이라고 판단하는 선구자적 식견을 갖고 있었다. 이런 비전을 바탕으로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2030년 상업 운전을 준비하고 있는 나트륨을 개발할 수 있었다. 나트륨을 매년 확장할 계획으로 이번 방한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국에서 SK그룹, HD한국조선해양, 한국수력원자력과 굉장히 훌륭한 파트너십을 구축했고 이를 통해 규모 확대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테라파워 원전 기술만의 차별점과 경쟁력은.

“테라파워는 첨단 물질을 찾아 나서고 슈퍼컴퓨터나 인공지능(AI)과도 접목하고 있다. 물 대신 소듐을 냉각재로 쓰는 소듐고속로(SFR)와 대형 선박 추진용으로 기대되는 용융염원자로(MCFR)도 개발 중이다. 에너지, 기후변화, 의료 등 다방면에서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는 SFR에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 미국·영국·일본·한국에서도 개발은 했는데 상용화만 안 됐다. 나트륨은 에너지를 공급받아야 하는 주민, 산업열을 필요로 하는 산업단지에 가까이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경량화돼 있고 무겁고 특수 제작철로 만든 격납고도 필요 없어 경제성이 확보된다.”

―SFR 사업은 어떻게 추진되나.

“2030년 상업운전에 들어갈 방침이다. 하나가 아닌 다수의 원자로를 보급해 전 세계 청정에너지 수요를 충당하려 한다. 이런 면에서 한국과의 협력이 중요하다. 한국 파트너사들은 뛰어난 제조능력·시설을 갖춰 원자로 확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에는 8억3000만 달러를 민간에서 유치하기도 했다. 미국 에너지부의 선진원자로 실증사업(ARDP) 지원 대상에 선정돼 최대 20억 달러의 보조금도 확보했다.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실현하고 확장하고 진행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테라파워는 나트륨 실증로에 800명 이상을 투입하고 있다.”

―SMR 경쟁 양상은.

“지금 우리의 경쟁 상대는 시간이다. 시장이 확대되며 원자로가 100기, 1000기 이상 필요할 수 있다. 촌각을 다투며 개발과 상용화에 매진하는 이유다. 미래에 SMR끼리 경쟁하더라도 나트륨은 큰 승산이 있다. 저장시설을 갖추고 있고 시설 구축이나 인력 투입에 드는 비용이 적어 원자로 확장도 쉽다. 특히 원전은 지정학적·전략적 산업으로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과 지원이 필요하다. 테라파워의 첫 프로젝트도 정부 보조금이 투자 유치 촉매제 역할을 했다. 이를 통해 자생력을 갖춰 사업을 이끌고 나갈 수 있다.”

―한국 원전 산업계를 평가한다면.

“한국은 지난 몇십 년간 원전 건설에서 뛰어난 경험을 쌓았다. SMR에서도 이 같은 측면은 이상적이다. 테라파워가 한국과 강한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공고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서 공급망의 일부로 활동할 기회도 크다고 생각한다. 한국이 나트륨 설치에 좋은 시장이기도 하다.”

―SMR도 원전이라는 점에서 원전 반대론자들은 여전히 우려의 시선을 보낸다.

“와이오밍 나트륨 부지 선정 때 굉장히 긍정적 경험을 했다. 와이오밍 내 4개 지역이 유치 경쟁에 나선 것이다. 제가 직접 참여해 타운홀 미팅을 열어 안전성에 관해 답하고 원전의 다양한 혜택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원전 기술이 무섭기도 하고 어렵기도 한데 과거엔 엔지니어들이 기술적 용어를 써가며 주민을 설득하다 보니 주민들이 더 멀어진 게 아닌가 싶다. 원전의 이점을 강조하며 주민 수용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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