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조준영(31)·고지연(여·31) 부부

저(준영)와 아내는 대학교 입학 후 신입생 환영회에서 처음 만났어요. 믿기 어렵겠지만, 아내는 그날 저를 처음 보고 ‘이 사람을 꼭 내 사람으로 만들겠다’고 생각했대요. “우리 만나보자”는 아내의 구애로 연애를 시작했어요. 연애를 시작하기 너무 이른 것 같아 거절했는데 꺾이지 않는 아내 고백에 연애를 시작했죠. 첫 연애(?)의 결과는 5일 만에 이별. 사실 제가 지금도 재미없는데 당시에는 더 재미없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아내는 그런 저를 다시 만나줬어요. 두 번째 연애는 제가 고백했어요. 사실 아내가 고백하라고 시킨 거나 다름없었죠. 사실 헤어지고 나서도 은행에 간다는 아내를 데려다주고, 밥도 같이 먹으면서 주변을 계속 맴돌았어요. 그런 제 모습이 아내는 싫지 않았대요. 돌이켜보면 아내는 천사임이 틀림없습니다. 하하.

대학 졸업 후 직장을 잡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혼인신고부터 했어요. 제가 대전에서 일하게 돼 장거리 연애가 불가피했거든요. 아내와 같이 살고 싶은 마음이 커졌어요. 지난 2018년 8월 혼인신고부터 하고 오피스텔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어요.

결혼식은 저희 힘으로 돈을 모아 1년 뒤 올리자고 약속했죠. 하지만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 해, 장모님이 뇌출혈로 쓰러지셔서 병원 생활을 하게 되셨어요. 결국, 원래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 다음 해인 2020년 4월 식을 올렸죠.

여느 연인처럼 연애 기간 좋았던 순간만 있었던 건 아니에요. 다툼도 있었죠. 하지만 아내는 그때마다 저희 부모님을 ‘시부모님’으로 모시고 싶어, 꾹 참았다고 해요. 장모님이 쓰러지셨을 때, 저희 부모님이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사랑으로 보듬어준 게 좋았다고 해요. 신입생 환영회 이후 지금까지 11년이라는 기간 동안 아내와 함께했어요. 결혼 후 달라진 건 나만의 가정이 생겼다는 안정감인 것 같아요. 또 큰일을 겪어서 그런지 ‘지금처럼만’이라는 말의 소중함을 깨달았어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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