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피해자와 저녁 먹으며 부적절 발언
해당 경찰, "딸뻘이어서 남자 조심하라는 취지로 말해 준 것"


경찰 수사관이 성범죄 피해자를 사적으로 만나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는 진정이 접수돼 경찰이 진상 파악에 나섰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전북경찰청에 군산경찰서 소속 A경감을 대상으로 한 ‘수사 감찰 및 심의 진정서’가 접수됐다. 진정서에 따르면 A경감은 지난 5월 성폭행 피해자인 20대 초반의 여성 B씨와 만나 군산시 은파호수공원 인근 음식점에서 같이 저녁 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A 경감은 "남자는 70%가 외도를 꿈꾸고, 30%는 바람을 피운다"며 "남자 입장에서 봤을 때 누군가가 대시한다 그러면 쉽게 무너지는 거다"고 B씨에게 말했다. A경감은 또 "남자는 나이를 먹으면 욕망은 그대로 있다고 해도 자신감이 떨어진다"며 "젊은 사람 만났을 때 정말 예쁘다, 저 여자와 데이트하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고 말했다.

A경감은 그러면서 "과연 내가 저 여자한테 대시했을 때 저 여자가 나를 받아줄까?", "아 근데 내가 가정이 있는데 그러면 안 되지" 등의 말로 자신의 발언을 수습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A경감은 50대 기혼자로, B씨와는 성폭행 범죄 조사 과정에서 처음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지난해 7월 미 공군 제8전투비행단에 있는 숙소에서 뛰쳐나와 미군 장병에게 성폭행당했다고 주위에 알리면서 경찰에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미군 장병을 준강간 혐의로 입건해 조사했지만, 사건 발생 당시 B씨가 심신 상실이나 항거 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건을 불 송치했다.

B씨는 변호인을 통해 "강간 피해를 본 성폭력 피해자로서 저의를 알 수 없는 수사관의 발언으로 매우 불쾌했다"며 "해당 수사관은 사건에 대한 신고 취하를 종용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A경감은 여성이 먼저 저녁을 사 달라고 해서 만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A경감은 ""조사를 마친 B씨가 택시를 타고 왔다면서 터미널까지 데려다 달라고 했다"며 "가는 도중에 ‘오늘 아무것도 못 먹었다’며 호수공원 인근 음식점에 가자고 해서 밥을 먹으며 이야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A경감은 또 "내가 딸만 둘이 있는데 피해자와 비슷한 나이"라며 "피해자가 딸뻘이어서 남자를 조심해야 한다는 취지로 조언해 준 것인데, 그 말을 이렇게 생각할 줄은 알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임대환 기자
임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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