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60여개 직종 참여 전망
양산부산대병원 진료도 축소


민주노총 산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오는 13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는 가운데 진료 차질과 환자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19년 만에 벌이는 파업에는 전국 145개 의료기관과 요양시설에서 일하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등 60개 직종 종사자 수만 명이 참여하는 만큼 의료대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양산부산대병원은 12일까지 입원 환자 전원을 퇴원시키고 외래 진료를 축소한다. 이 병원은 홈페이지에 올린 ‘환자 및 보호자 여러분에게 드리는 글’에서 “보건의료노조가 13일부터 장기파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상적 진료활동의 파행에 따른 환자의 안전과 생명유지를 위해 12일까지 전체 입원 환자의 퇴원을 시행하고 일부 외래 진료를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입원 환자들은 대체 병원을 급하게 알아보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최근 양산부산대병원에서 외과 수술을 받은 A(76) 씨는 추가 감염 우려가 있어 수술 부위를 봉합하지 못했지만 이날 퇴원 통보를 받았다. 병원 측은 환자와 가족들에게 “대체 병원을 알아서 구하라”고 통지했다. A 씨 가족은 부산과 경남 지역 2차 병원을 여러 곳 수소문했지만 입원 대기가 많아 어렵다는 답만 돌아왔다. 12일까지 대체 병원을 못 구하면 A 씨는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국립중앙의료원도 홈페이지에 “파업 기간 내 빠른 예약 업무가 부득이하게 지연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

보건의료노조는 파업 첫날인 13일 조합원들이 서울로 집결하는 대규모 상경파업을 진행한다. 노조 측은 조합원 총 6만4000여 명 중 4만5000여 명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무기한 총파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주된 요구 사항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와 근무조별 간호사 대 환자 비율 1대 5 제도화 등이다. 보건복지부는 10일 오후 제2차 긴급상황점검회의를 열고 파업에 대비한 비상진료대책을 논의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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