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금융정책회의에 촉각
물가상승 1년 넘게 2% 웃돌고
임금인상률 1994년 이후 최고
일본은행(BOJ)의 나홀로 통화완화 정책 수정 가능성에 엔화 가치가 들썩이고 있다. 일본은행은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정책 재검토 가능성은 살아있어 엔화 가치가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오전 10시 기준 138.84엔을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만 해도 장중 145엔까지 치솟았지만 지난 12일부터 130엔대로 하락(엔화 가치 상승)했다. 지난달 12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엔화 가치가 거듭 상승한 것은 일본은행이 오는 27~28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융완화 정책을 수정할 거라는 관측이 커진 영향이다. 일본은행은 만성 디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해 10년물 국채를 무제한 매입해 금리를 통제하는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물가상승률이 최근 1년 이상 일본은행의 목표치인 2%를 웃도는 등 인플레이션 신호가 고개를 들면서 정책 재검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올해 임금인상률도 3.58%로 1994년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다. 경제학자들은 일본은행의 정책 전환으로 엔화 가치가 점점 올라 내년에는 128엔대로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기록적인 엔저로 수입물가 상승 부작용을 겪고 있지만, 오랜 저물가 상태를 벗어나는 것이 우선이라는 정책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물가상승률 2%를 실현할 때까지 금융중개 기능과 시장 기능을 배려하면서 끈질기게 금융완화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달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앞둔 가운데 미·일 금리 차 확대로 엔화가 약세를 나타낼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재무성 차관은 최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엔·달러 환율이 160엔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카키바라 전 차관은 지난해 6월 엔·달러 환율이 150엔을 돌파할 수 있다고 예측한 바 있다. 실제 엔화 환율은 넉 달 뒤 달러당 155엔대로 올랐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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