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욱 변호사, 前 영남대 로스쿨 교수

자물쇠로 단단하게 잠긴 철옹성 같았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입이 열리면서 ‘쌍방울 대북 송금’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 전 부지사가 2019년 당시 경기지사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북 비용을 쌍방울이 대납하기로 한 것을 두 차례에 걸쳐 이 지사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한 것이다.

첫 번째는 2019년 7월 필리핀 국제 행사 직후 북한의 송명철 부실장이 “돈이 든다고 말했다”고 보고하자 이 지사가 “알았다”고 했고, 같은 해 12월엔 “쌍방울이 100만 달러에서 200만 달러를 보냈다. 내년엔 방북이 성사될 거 같다”고 보고하자 이 지사가 역시 “알았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김성태 쌍방울 회장 외에도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 국가정보원 직원 등 수많은 관련자의 일치된 진술에도 이 대표와 이 전 부지사만 혐의를 완강히 부인해 왔는데, 결국 이 대표의 최측근인 이 전 부지사까지 시인해 이젠 이 대표 혼자 부인하는 상황이 됐다.

이와 관련해 먼저, 이 전 부지사의 부인은 ‘민주당’에 제출한 탄원서에서 ‘신체적 고문보다 극심한 심리적 압박은 군사독재 시대의 전기고문만큼 무섭다’며 ‘검찰이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의 조작된 증언으로 이 대표와 남편을 방북 대납 프레임을 씌워 기소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일고의 가치도 없는 어불성설 궤변이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해 9월 구속 이후 배우자 등 가족·지인과 50회 이상 면회했고, 국회의원들과 7회 특별면회를 했으며 구치소에서도 변호인을 180여 회 접견했고, 현재까지 선임된 변호인만 총 17명에 이르며 조사 과정 대부분에 변호인이 참여했는데 어떻게 회유·협박이 가능한가.

다음으로, 이 대표는 이 전 부지사 진술 내용이 알려지자 “검찰이 자꾸 정치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는데 이 또한 적반하장의 궤변이다. 정당한 검찰 수사에 ‘야당 탄압, 정치보복’ 프레임을 씌워 방탄벽을 치려는 꼼수다. 이 대표는 쌍방울 의혹과 관련해 “나와 쌍방울 인연은 내복 하나 사 입은 것밖에 없다”고 했다. 또, 방북 비용 대납 의혹이 불거지자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사실무근” “검찰의 신작 소설”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후 서로 측근을 보내 모친상 조문을 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김성태 전 회장과 이 대표 간 직접 통화만도 최소 5차례로 확인되지 않는가.

과거 김대중 정권이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4억5000만 달러를 북측에 불법 송금했다가 관련자 모두 철퇴를 맞았다. 북한을 이용해 정치를 하려고 뒷돈을 준 것도 심각한 일이고, 그 돈을 조폭 출신 기업인에게 대납시켰다면 더욱 심각한 일이다. 대권을 노리던 이 대표의 야망과 이를 이용하려는 검은돈이 결탁했다면 ‘뇌물죄’ 이전에 북한(적국)을 이롭게 하는 ‘반국가적 국기문란 행위’다.

이 대표는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모든 진실을 소상히 밝히고 응분의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이번에도 ‘정당한 구속영장’이 아니라며 불체포특권의 방탄 뒤에 숨어선 안 된다. “도마뱀은 꼬리를 잘라도 도마뱀”이라던 과거 본인의 발언처럼 더는 꼬리 자르기로 위기를 모면하려 해서도 안 된다. 검찰은 한 치의 자의도 없는 엄정한 저울과 정의의 칼로 반국가적 범죄를 철저히 수사해 실질적 법치를 굳건히 세워야 한다.

서정욱 변호사, 前 영남대 로스쿨 교수
서정욱 변호사, 前 영남대 로스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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