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박종현(38)·이민지(여·31) 부부

저(민지)와 남편은 워크숍 장기자랑을 위한 ‘댄스’를 준비하며, 부부의 연을 맺게 됐어요. 때는 바야흐로 2014년, 대학 졸업 후 들어간 첫 직장에선 신입사원에게 한 달 뒤 있을 워크숍 때 선보일 장기자랑 준비 임무(?)를 내렸습니다. 먼저 입사한 남편도 장기자랑 대상에 포함됐어요. 저와 남편은 한 팀으로 매일 오후 6시 퇴근 후 함께 춤 연습을 했어요. 연습 후 남편이 차로 저를 집까지 많이 바래다줬어요.

하루는 차 안에서 남편에게 “집에 가서 저녁 식사로 뭘 드세요?”라고 물었어요. 별생각 없이 적막을 깨기 위한 질문 중 하나였죠. 근데 자취 중인 남편은 과자를 먹는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이 안쓰럽게 느껴졌어요. 같이 저녁을 먹자고 했죠. 남편이 집까지 차를 많이 태워줘서 제가 밥을 살 명분도 있었죠. 그런데 남편이 주차하다가 식당 유리에 차를 박았어요. 이 일이 있고 나서 사고 처리는 어떻게 했는지 묻는 등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고받는 일이 많아졌어요.

한 달 뒤, 워크숍 장기자랑은 성공적으로 끝났어요. 저희의 만남 목적도 사라진 거죠. 하지만 저희는 계속 연락을 이어갔어요.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기 싫을 만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죠. 그리고 남편의 고백으로 7년 연애가 시작됐죠.

사실 7살 나이 차로 부모님께 결혼을 허락받는 과정이 순탄하진 않았어요. 연애 기간 4년째 되던 해, 부모님께 남편의 존재를 알렸는데 엄청 화를 내셨죠. 그래서 그 이후 3년은 부모님께 허락을 받기 위해 노력했어요. 최종적으로 결혼을 허락받을 때 부모님께 파워포인트(PPT) 발표도 했어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거고, 어떤 미래를 그리는지 또 어떤 가족이 되고 싶은지 등을 담아서요. 결과적으로 부모님의 허락을 받아 지난 2021년 결혼식을 올렸어요.

장기자랑으로 함께 춤을 맞췄던 인연으로 결국 제 반쪽까지 찾은 셈이죠.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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