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경찰들이 24일 텔아비브에서 사법부 권한 축소 법안 추진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물대포를 쏘고 있다. 이에 맞서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레이저를 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주도하는 우파 정부는 이날 여당 의원 64명 전원 찬성으로 법안을 가결했다.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 경찰들이 24일 텔아비브에서 사법부 권한 축소 법안 추진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물대포를 쏘고 있다. 이에 맞서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레이저를 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주도하는 우파 정부는 이날 여당 의원 64명 전원 찬성으로 법안을 가결했다. AFP 연합뉴스


■ 이스라엘 ‘무력화 법안’ 후폭풍

미국 유대인 단체들도 비판 일색
예비군 복무거부 병력 동원 차질

노동계 총파업 등 시위확산 여파
증시 2.3%·세켈화 가치도 추락

외교·안보·경제 대혼돈 속으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국민과 야당의 반대에도 24일 사법부 무력화 법안을 강행 처리하면서 이스라엘 외교와 안보, 경제가 불확실의 심연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스라엘 최대 동맹인 미국이 비판하고 나서면서 네타냐후 총리의 방미 일정이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예비군 복무 거부 등으로 안보에도 구멍이 뚫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노동계 총파업 예고에 금융시장도 얼어붙었다.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속도 조절 성명을 낸 다음 날 네타냐후 총리가 사법부 권한 축소 법안을 처리하자 불쾌감을 드러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24일 성명에서 “이스라엘의 평생 친구인 바이든 대통령은 그동안 민주주의에서 주요한 변화가 계속되려면 가능한 한 광범위한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밝혀왔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이어 “우리는 이스라엘 의회 휴회 중에도 보다 광범위한 타협안을 만들기 위한 대화가 향후 몇 주, 몇 달간 계속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야당과 타협안 마련을 압박했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의 방미 일정은 정국 수습 노력 정도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에야 백악관 방문을 초청받았으나 구체적 일정은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미국 유대인위원회(AJC)와 새로운 유대인 포럼(NJF) 등 미국 내 유대인 단체들도 ‘깊은 실망감’ ‘이스라엘 역사의 어두운 날’ 등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가디언 등은 네타냐후 정부의 유대인 정착촌 확장 등에 제동을 걸어오던 사법부가 무력화되면서 팔레스타인과의 갈등이 악화되고 안보 위험성도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예비군 수만 명이 복무 거부를 선언하면서 자칫 중동국가와의 분쟁 시 병력 동원에 차질도 예상된다. 복무 거부 선언 예비군에 작전에 투입되는 공군 조종사 1000여 명과 특수부대 소속 병력이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더욱 크다. 경제에도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증권거래소(TASE)에서 벤치마크 지수인 TA-125 지수는 2.3% 떨어졌고, 세켈화 가치도 하락세다. 여기에 이미 사회적 혼란과 보수화를 우려해 해외로 일부 사업을 이전한 스타트 업체들이 해외 이탈에 속도를 더 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이날 네타냐후 총리가 사법 정비 관련 추가 입법을 예고하면서 정국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
이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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