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장대가 25일 미국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서 한·미 공동 ‘국군 전사자 유해 인수식’에서 유엔사로부터 인계받은 소관(작은 관)에 태극기 관포 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국방일보 제공
국군의장대가 25일 미국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서 한·미 공동 ‘국군 전사자 유해 인수식’에서 유엔사로부터 인계받은 소관(작은 관)에 태극기 관포 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국방일보 제공


■ 정전 70년 미래 70년 - (4) 희생·기억이 새 인연으로

글로벌 토론회 참여 청년들
“참전 경험담 듣고 자라면서
역사 잊지 말아야겠다 다짐”
“경제성장·인권이 평화 구축”


노르웨이로 입양된 윤 빅토리아 이미슬런드(왼쪽 첫 번째) 씨가 튀르키예의 이스마일 아슬란(〃세 번째) 씨, 한국의 박미서(〃두 번째) 씨와 25일 서울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실에서 할아버지들에게 들은 6·25전쟁의 실상과 평화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백동현 기자
노르웨이로 입양된 윤 빅토리아 이미슬런드(왼쪽 첫 번째) 씨가 튀르키예의 이스마일 아슬란(〃세 번째) 씨, 한국의 박미서(〃두 번째) 씨와 25일 서울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실에서 할아버지들에게 들은 6·25전쟁의 실상과 평화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백동현 기자


노르웨이로 입양된 윤 빅토리아 이미슬런드(23) 씨. 노르웨이에서 만난 그의 할아버지는 6·25전쟁 당시 노르웨이 참전용사와 파견 의료진이 사용했던 야전병원 ‘노르매시(NORMASH)’에서 운전병으로 일했다. 지구 반대편에서 낯선 나라를 돕기 위해 달려온 이방인은 귀국 후에도 종종 한국을 추억했다. 빅토리아 씨는 “할아버지의 경험은 우리 부모님이 한국에서 나를 입양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에 대한 6·25전쟁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기억은 새로운 인연으로 이어지고 있다. 25일 서울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실에서 빅토리아 씨와 박미서(26) 씨, 튀르키예 출신 이스마일 아슬란(25) 씨와 만났다. 교육부와 유네스코위원회가 26일부터 개최하는 ‘2023 유네스코 글로벌 청년 토론회’가 계기가 됐다. 박 씨의 할아버지는 6·25전쟁 때 기갑부대 일원으로 방어선 확보를 위해 여러 전투에 참가했다고 한다. 그는 “할아버지의 참전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그 역사를 잊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미국 교환학생 시절 현지에서 만난 참전용사에게는 “한국이 이제 많이 발전해 이렇게 미국에서 공부도 할 수 있게 됐다”고 자랑스럽게 말한 기억이 있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로 불리는 이들에게 전쟁이나 평화는 먼 옛날의 일이 아니다. 아슬란 씨는 2015년 튀르키예의 수도 앙카라역 앞에서 벌어진 자살 폭탄테러를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는 “100여 명이 폭탄 공격에 희생됐다. 정말 파괴적이고 지저분한 일”이라며 “우리는 가능한 한 전쟁을 피해야 한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박 씨도 “과거에는 전쟁을 현장에 가야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유튜브 검색만 해봐도 잔인한 장면들을 무분별하게 접할 수 있다”고 했다.

참혹한 전쟁의 기억은 새로운 세대를 만나 평화로 발돋움한다. 아슬란 씨는 부산 유엔한국전쟁관을 찾아 6·25전쟁에 참전한 모든 국가의 헌신을, 비무장지대(DMZ)에선 더 넓은 의미의 평화를 떠올렸다. 그는 “경제성장과 인권 등이 곧 평화를 구축한다”며 “어떤 제약도 없이 생각할 수 있는 상태가 바로 내가 정의하는 평화”라고 했다. 빅토리아 씨는 전쟁을 막기 위해선 젊은이들의 만남과 토론,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 많은 사람이 모여 서로 다른 상황에 대해 토론하고 배울 기회가 필요하다”고 했다. 박 씨는 “6·25전쟁 복구를 위해 한국은 국제사회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전쟁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가 협력의 장, 대화의 장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윤희·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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