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합니다 - 노우석(29)·이영은(여·26) 커플
저(영은)는 지난해 가을 친구 대신 나간 소개팅에서 예비신랑을 만났어요. 저와 예비신랑은 오는 10월 결혼식을 앞두고 있어요. 제가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다 보니 연애하겠다는 목적보다는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가벼운 생각으로 나간 소개팅이었어요. 하지만 예비신랑을 만나자마자 제 생각은 와르르 무너졌죠. 시간 가는 줄 모를 만큼 재미있었거든요. 예비신랑은 이날 제가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게 설레서 눈도 잘 못 마주쳤대요.
소개팅 다음 날. 사실상 제가 고백한 거나 다름없이 저희는 연애를 시작했죠. 누가 봐도 쑥스러워 사귀자는 말을 못하고 있는 예비신랑에게 제가 “직진하는 게 더 좋아요”라고 말했거든요.
사실 소개팅 3개월 전 예비신랑의 어머니가 폐암으로 돌아가셨어요. 당시 저희 아버지도 췌장암으로 투병 중이셨거든요. 가장 아끼는 가족의 투병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지만, 그만큼 공감할 수 있는 것도 많았어요. 그러다 올해 1월 저희 아버지 건강 상태가 갑자기 안 좋아지셔서 하늘나라로 떠나셨어요. 이 과정에서 예비신랑이 저와 제 가족들을 챙기는 모습이 무척 고맙고, 사랑스러웠죠. 예비신랑은 저를 선물이라고 해요. 저는 반대로 생각해요. 예비신랑은 제가 힘든 순간 버틸 수 있도록 ‘짠!’ 하고 나타난 버팀목이죠.
예비신랑과 함께라면 어떤 고난과 역경도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요. 짧은 연애 기간에 결혼을 결심한 이유이기도 하죠. 또 이 사람과 결혼하면 평생 지루하진 않겠다는 확신이 있어요. 가족을 잃은 같은 아픔을 겪으면서 어떤 힘든 순간이 오더라도 둘이라면 그 순간마저 재미있게 잘 넘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다가오는 가을, 결혼식 날 많은 이에게 이런 제 마음을 보여주고 싶어요. 또 서로 재미있었다고 추억할 수 있게 축제 느낌의 결혼식으로 꾸미고 싶어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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