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성매매방지특별법 제정 이후 약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영업 중인 미아리텍사스 입구 모습.  연합뉴스
2004년 성매매방지특별법 제정 이후 약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영업 중인 미아리텍사스 입구 모습. 연합뉴스


2004년 성매매특별법 제정에도
영등포는 2년새 업소 27곳 늘어

두 지역 재개발 절차‘지지부진’
성매매여성 지원조례 진척없어
시·구 “권한·예산없다” 뒷짐만


정부가 지난 2004년 ‘성매매방지특별법’을 제정한 이후 20년 가까이 지났으나 서울에는 영등포역전과 미아리텍사스 등 두 곳의 성매매집결지가 아직 영업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와 성매매집결지가 있는 해당 자치구들은 업소 단속 및 폐쇄 권한 부재와 관련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성매매집결지 폐쇄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27일 시와 자치구 등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영등포역전의 66개 성매매업소에서 139명이 일을 하고 있고 미아리텍사스에서는 50개소에서 110명이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와 각 자치구는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위해 해당 지역의 정비 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피해 여성의 사회생활 복귀를 위한 지원을 하고 있지만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하면서 오히려 성매매업소가 늘어난 곳도 있다. 2021년 3월 경찰청 기준으로 영등포역전에는 39개 업소(116명)가 있었지만 성매매피해상담소를 통한 조사에서는 올해 6월 기준 66개소(139명)로 늘었다.

시는 성매매집결지를 아직 완전히 폐쇄하지 못한 이유로 성매매업소를 강제로 문 닫게 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없고 지역 정비 사업도 주체가 자치구이다 보니 시에서 직접 나설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자치구들도 집결지 내 건물·토지 소유주 등이 다르고 업주들도 바지사장인 경우가 많아 정비 사업을 추진하는 데 조합 설립 등 행정 절차에서부터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역전의 경우 2020년 11월 도심 역세권 도시정비형 재개발 정비 계획안을 발표한 이후 이제야 재개발 조합 설립 인가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성북구는 해당 지역에서 2009년 조합 설립 인가가 된 이후 지난해 12월에서야 관리처분계획인가가 고시됐다.

성매매 여성의 사회생활 복귀를 위한 지원과 관련한 조례가 모호한 점도 성매매집결지 폐쇄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이유로 꼽힌다. 서울시의회는 지난 2020년 12월 성매매 피해 여성의 주거지 이전과 직업훈련 등을 지원하는 개정 조례안을 통과시키면서 지원 대상을 원안에 명시했던 ‘성매매 피해자 및 성을 파는 행위를 하는 사람’에서 성매매 피해자로만 범위를 좁힌 이후 별다른 개정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개정 조례에 따른 지원을 받으려면 여성들이 스스로 성폭력 피해자임을 입증해야 하는 쉽지 않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에 따라 성매매집결지 근절을 위해 시와 자치구는 물론 단속 권한이 있는 경찰 간 협조가 긴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과 시에서 파악하고 있는 성매매업소와 종사자 수에서 차이가 발생하는 것도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탓이다. 시 관계자는 “시는 단속 권한이 없기 때문에 경찰과 합동 단속을 나가야 하는데 경찰에서는 경찰력 부족을 이유로 합동 단속 요청을 받아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j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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