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천 중앙대 교수·법학

최근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수원지방검찰청 앞에서 연좌농성을 하고 기자회견을 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반인권적 조작수사와 거짓 언론 플레이를 즉각 중단하라’는 주장이었다. 이 전 부지사는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에게 방북 비용과 스마트팜 비용을 북한 측에 대신 납부하도록 요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부지사는 2018년 10월 아태평화위원회 초청으로 북한을 방문해 남북교류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스마트팜 건설 비용을 지원하기로 약속하고 돌아왔다. 그러나 대북 제재 때문에 공식 경로로 북한에 송금하는 게 불가능했다. 하는 수 없이 김 전 회장에게 스마트팜 비용 500만 달러를 대신 납부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그 대가는 쌍방울에 대북 사업을 몰아주는 것이었다. 공무원인 경기도 부지사가 직무와 관련해서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한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증거로 확인된다.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지만, 검찰이 제출한 물적 증거와 진술 증거들이 이 전 부지사의 제3자 뇌물 제공이 사실임을 점점 더 분명하게 밝혀 나가는 중이다. 김 전 회장이 임직원들을 단체로 동원해서 달러를 운반해 북측에 전달했다는 점은 확인됐다. 김성태·이화영 두 사람이 북측 인사들과 회동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도 많다. 심지어 송명철 북한 아태위원회 부실장이 김 전 회장에게 발급해준 800만 달러 영수증도 있다.

사실관계를 부인할 수 없는 상황임을 간파한 변호인이라면, 즉시 피고인을 설득해 모든 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게 해야 한다. 끝까지 자신의 잘못을 부정하고 오히려 진실을 말하는 증인들을 비난하게 되면 어떻게 되는가. 답은 명백하다. 그 법 적대적인 태도로 인해서 형량이 천정부지로 올라가게 된다.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부지사가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진술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경기도가 추진했던 남북교류협력 사업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치적이 돼야 했다. 당시 도지사의 관심 사업이었기에 중요한 사항을 모두 보고했다.’ 이러한 방향으로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 보도되자 이 전 부지사의 배우자가 격렬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남편의 진술을 뒤집는 서신을 남편에게서 받아 공개하고 민주당에 탄원서를 제출해 남편의 입을 막아 달라고 하는가 하면, 재판부에 변호인 해임계를 제출했다. 이후 열린 재판에서 이 전 부지사가 변호사 해임은 자신의 의사가 아니라고 하자 배우자는 법정에서 ‘정신 차리라’고 소리쳤다고 한다.

뇌물 액수가 1억 원이 넘으면 무기징역까지 가능한 상황인데도 남편의 형량을 가능한 한 높이려는 배우자의 행동은 참으로 기이하다. 그가 운동권 출신이어서 이 대표를 지키는 일을 지상 과제로 삼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범계 의원 등 수원지검 앞에서 항의 농성한 민주당 국회의원들도 이 대표 수호가 최우선인 사람들로 보인다. 한때 법질서 수호 임무를 수행하는 부서장이었던 인사가 국가 형사소추권을 무력화하려는 시도에 가담한 것이다. 자신들 당파에 불리한 진술을 원내 제1당의 힘으로 틀어막으려는 작태다. 거야의 반법치 행태가 끝이 없다.

김성천 중앙대 교수·법학
김성천 중앙대 교수·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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