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무부 수사준칙 개정안

경찰에 요청한 재수사 미이행땐
검찰이 다시 직접 수사 맡게 해

공소시효 만료 3개월 전 사건
수사 어려우면 검·경 협력 의무


법무부가 31일 발표한 ‘수사준칙 개정안’은 경찰 수사 지연과 부실 수사 등의 부작용을 초래한 문재인 정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을 뒤집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법무부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뒤집는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 시행령을 만든 데 이어 개정 수사 준칙까지 마련하면서 검·경 수사권이 이전 형태로 돌아가게 될지 주목된다.

법조계는 수사준칙 개정안 가운데 검찰의 재수사 요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수 있도록 한 점을 주안점으로 보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검·경 수사권 조정을 통해 경찰이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지 않고 종결하도록 했다. 이른바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부여한 것이다. 이에 따라 현행 준칙은 검찰이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재수사를 요청하도록 했고, 그 횟수도 1회로 제한했다.

2020년 1월 더불어민주당이 이 같은 내용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통과시키면서 검찰의 수사 범위는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범죄 등 6개 분야로 한정됐다. 지난해 4월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되면서 이마저도 부패범죄와 경제범죄 2가지로 축소됐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 법무부는 지난해 8월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통해 수사권 확대 장치를 마련했다. 부패범죄와 경제범죄의 범위를 확대하고, 사법질서저해 범죄와 개별 법률이 검사에게 고발·수사의뢰하도록 한 범죄는 검찰청법상 ‘중요범죄’로 묶어 검찰이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개정안은 ‘검수원복’ 흐름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는 평가다. 검찰의 재수사 요청이 경찰에서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경우 검찰이 사건을 받을 수 있도록 경찰에 요구할 권리를 보장했다. 경찰이 하지 않은 수사를 검찰이 가져와 보강해 혐의를 구체화하겠다는 취지다.

개정안에는 ‘공소시효 만료 3개월 전’까지 경찰이 수사를 마무리하기 어려우면 검찰과 협력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일선 검찰청에서는 공소시효를 1∼2주일 앞두고 검찰에 넘어온 사건들이 수십, 수백 건에 달해 업무가 꼼꼼히 처리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를 개선해 시효가 3개월 남은 시점에 검·경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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