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 서울 상수동 펠앤콜
여름의 뜨거운 열기를 식히는 청량한 아이스 디저트를 생각해봅니다. 크림이나 유제품의 풍부한 유질감이나 풍미를 좋아하지만 이 더운 여름의 불쾌함을 씻은 듯이 날려 줄 한방을 찾는다면 그 답으로 그라니타를 떠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괴테가 극찬했다는 아름다운 도시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의 디저트로 알려진 ‘그라니타(granita)’를 소개합니다. 샛노란 빛깔의 레몬이나 초록빛 라임, 주홍빛의 자몽과 같은 산미가 돋보이는 시트러스 계열 과일의 과즙을 이용해 당도를 더하고 와인이나 샴페인으로 풍미를 덧입혀 맛을 내기도 하는 차가운 빙과 형태의 디저트인 그라니타.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유제품의 질감과는 사뭇 다른, 입안에서 얼음 알갱이들을 잘게 부수어 만드는 청량한 질감이 특징입니다. 이 작은 얼음 알갱이들이 반짝이는 화강암(granite)과 흡사하다고 하여 자연스레 붙여진 이름입니다. 거칠게 포크로 긁어내 성글게 만든 입자가 확실히 상쾌한 맛과 깔끔한 피니시를 유도하는 디저트라 여름이면 어릴 적 즐겨 먹던 튜브형 아이스크림 제품처럼 떠오릅니다.
시칠리아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레몬이나 오렌지, 복숭아 등의 과일류를 활용해 과즙을 얼려 만들어 먹던 간단한 조합의 얼음 디저트가 유지방을 더해 아이스크림이나 젤라토로 발전이 되는 그림을 머릿속으로 그려봅니다. 얼음으로 눈으로 디저트를 만들어 먹던 아랍인들의 영향으로 식민지였던 시칠리아에서 이런 얼음 디저트가 시작됐으며 화산으로 알려진 에트나 산에 쌓인 눈으로 그라니타와 소르베(sorbet)를 만들어 먹었던 것이 그 처음이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강 물을 얼려 보관하던 석빙고가 존재했고 지금의 동빙고, 서빙고의 지명에서도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얼음을 갈아서 과일의 과즙과 설탕물을 더해 먹던 것이 이제는 고급스러운 유제품이나 버터를 더해 아이스크림을, 청량감 넘치는 그라니타나 소르베를 만들어 먹는 수준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넓게는 이러한 세계사의 흐름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며 디저트를 즐기는 재미를 누려보기도 합니다.
아이스크림 전문점인 상수동 펠앤콜에서는 이번 여름 시즌을 맞아 복숭아 얼그레이 소르베와 함께 수박 그라니타를 선보입니다. 수분감이 많은 과일인 수박과 참외는 여름철에 가장 즐겨 먹는 과일이자 디저트나 음료의 주재료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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