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1년 전부터 밀폐된 장소에서 숨이 막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숨이 깊게 쉬어지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에 심호흡하는 것을 연습하는데도 자꾸 답답합니다.
지난주에는 정말 숨이 잘 안 쉬어져서 답답함에 응급실도 갔지만 아무 이상이 없더라고요. 공황장애에 대해서도 찾아봤는데 죽을 것 같은 공포는 없고, “이 장소에서 못 나가면 어떻게 하지”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요. 호흡 증상 외에 두근거림, 식은땀, 두통, 어지럼, 울렁거림 등 다른 신체 증상이 오는 것도 아니고요.
다만 승용차 안에 다섯 사람이 타거나, 만원 엘리베이터처럼 이산화탄소가 높아져 있을 것 같은 상황에서만 숨쉬기가 더욱 답답해져서 공황장애보다는 과호흡증후군 같은데, 그런데도 정신건강의학과 치료가 필요할까요.
과호흡증후군도 공황장애… 들숨·날숨 균형 연습이 효과
▶▶ 솔루션
과호흡증후군과 공황장애를 진단받은 많은 분이 산소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호소합니다. 산소가 부족하다고 여기니 자꾸 숨을 들이마시게 되는데, 그로 인해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너무 낮아집니다. 예를 들어 과식의 경우 마치 당장 먹지 않으면 굶어 죽을 듯한 상황처럼 음식을 너무 많이, 빠르게 섭취합니다. 과호흡도 충분한데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이 문제입니다. 호흡 기능에 대해 알람이 잘못 작동하면 실제로 들숨이 부족하지 않은데 마치 부족한 것처럼 잘못 인지해서 많이, 빠르게 호흡하게 됩니다.
호흡은 들숨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날숨이 얼마나 잘 이뤄지느냐도 중요한데요. 얕아진 호흡으로 인해 들숨만 많아지면 산소 농도는 과도해지고, 이산화탄소 농도는 낮아집니다. 그로 인해 신체 불균형이 찾아오면 어지럼, 감각 이상까지 올 수 있습니다. 많은 과호흡증후군 환자분들이 호흡 증상 자체에만 집중해서 호흡 외에 다른 증상은 없다고 여기지만, 응급실까지 방문할 정도면 신체의 미세한 변화를 다양한 부분에서 느꼈을 확률이 상당합니다.
공황장애처럼 갑자기 과호흡이 찾아오는 경우보다도 하루 종일 과호흡이 지속될 때 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사실 들숨이 제대로 안 된다고 다들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날숨이 안 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들숨과 날숨의 균형을 얻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사람이 복부를 사용해서 호흡한다기보다는, 복식호흡이 호흡의 속도를 늦추는 효과가 있으므로 도움이 됩니다. 요가·스트레칭 같은 이완운동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과호흡증후군도 결국 불안이나 스트레스와 관련 있으며, 이는 세로토닌이나 노르에피네프린과 같이 스트레스 관련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이 관여합니다. 그러므로 갖가지 노력을 해도 과호흡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관련된 약물치료를 받는 것도 좋은 대안입니다.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