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과 관련, 돈을 수수한 정황이 드러난 현역 의원 19명 명단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지난 4일 구속된 윤관석 의원의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검찰이 재판부에 실명과 상황을 설명했다고 한다. 그 중 10명은 2021년 4월 28일 국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국회의원 모임’ 참석자로, 당시 윤 의원이 현금 300만 원이 든 봉투를 하나씩 건넸으며, 나머지 9명은 다음 날 국회 의원실 등에서 전달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것이다.

해당 의원들 모두가 ‘허위 사실’ ‘악의적 여론몰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앞서 구속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송영길 전 대표 보좌관 출신 박용수 씨 등을 통해 구체적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도 혐의가 상당히 소명됐기 때문에 영장을 발부했을 것이다. 특히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적시했다. 윤 의원과 수수 정황 의원 간의 진술 조작 우려가 있다는 뜻이다.

정당 최고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서 돈 봉투로 표를 매수하는 것은 민주주의 파괴 행위다. 국민의 표를 받아 당선된 현역 의원들이 돈을 받고 당원들의 표심을 왜곡했다면 결코 용서 받을 수 없는 일이다. 검찰은 19명 모두 차례로 소환 조사한 뒤 송 전 대표를 부를 것으로 보인다. 해당 의원들은 물론 민주당 차원에서도 진상이 신속히 밝혀질 수 있도록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이미 체포동의안 부결이나 묵비권 행사 등으로 불신을 자초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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