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에게 받은 돈으로 해외 부동산과 기업에 투자한 남성이 증여세가 부과되자 계좌를 잠시 빌려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증여로 봐야 한다며 과세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신명희 부장판사)는 A 씨가 관악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증여세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 판결했다.
A 씨의 모친 B 씨는 2015년 4월 자신이 소유했던 국내 부동산을 매각한 뒤 그 대금 17억여 원을 A 씨 계좌로 이체했다. A 씨는 같은 해 5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3차례에 걸쳐 이 돈을 엔화로 송금해 일본 내 부동산 구입, 개인 투자 등에 사용했다. A 씨는 이 돈 중 7785만 엔은 일본 부동산 투자에 썼고 1억 엔은 B 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일본 법인에 투자했다. 나머지 500만 엔은 개인적으로 사용했다.
세무 당국은 A 씨가 모친으로부터 받은 돈을 엔화로 송금한 시점에 증여가 성립했다고 보고 2021년 6월 증여세 9억1000여만 원을 부과했다. A 씨는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으나 A 씨가 직전 사용한 사실을 입증하기 어려운 500만 엔을 제외하고 나머지 금액은 증여세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A 씨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 씨는 모친이 일본 출입국관리 및 난민인정법 위반으로 일본에서 강제퇴거 대상자가 된 탓에 명의를 빌려줘 송금, 부동산 취득 등에 사용했고, 은행에서 B 씨 명의로 고액 송금이 불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A 씨 주장에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 씨가 세무당국 조사 과정에서 일본 내 부동산 취득 주체가 자신이라는 점을 사실상 인정했다”고 언급했다. B 씨로부터 돈을 빌렸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차용증은 있으나 A 씨가 거기에 기재된 이자를 지급한 적이 없다고도 지적했다.
아울러 은행에서 B 씨 명의로 고액 송금이 불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다는 주장 역시 납득하기 어렵고,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A 씨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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