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전북 부안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장에서 스페인 참가자들이 철수를 위해 자국 국기를 철거하고 있다.  백동현 기자
8일 오전 전북 부안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장에서 스페인 참가자들이 철수를 위해 자국 국기를 철거하고 있다. 백동현 기자


새만금 각국 대원들 아쉬움
“평생에 1번뿐인 경험인데…”


부안=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

“안전을 생각하면 떠나는 게 맞지만, 대원으로선 평생 한 번만 참가할 수 있는 행사인데…. 떠나려니 너무 아쉽네요.”

세계스카우트연맹이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참가자 전원의 조기 철수를 결정하면서 8일 오전 3만6000여 명의 대원·운영요원(IST)들이 새만금 야영장을 줄줄이 빠져나갔다. 외국에서 온 참가자들은 태풍 ‘카눈(KHANUN)’ 북상에 따른 철수 조치에 대해 “야영지를 떠나야 할 만큼 태풍이 그렇게 무서운 건가요?”라고 물으며 아쉬운 기색을 드러냈다.

이날 오전 5시 30분쯤 찾은 새만금 잼버리 야영지에서 만난 참가자들은 이른 시각부터 텐트를 정리하고 짐을 싸고 있었다. 텐트와 텐트 사이를 연결한 빨랫줄에 걸어둔 옷가지를 걷고, 텐트를 해체해 차곡차곡 접었다. 이른 아침이라 선선한 바람이 불었지만, 대원들의 이마엔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혔다. 참가자들은 못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스웨덴 운영요원 마틸다 로이토는 “영지 준비가 덜 됐다고 해서 스웨덴 대원들은 다른 나라 대원들보다 하루 늦게 왔다”며 “대원들에게 잼버리는 인생에 딱 한 번 참여할 수 있는 소중한 기억인데, 너무 짧게 즐겨서 아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잼버리는 4년마다 열리는데 대원 자격으로는 만 14세부터 17세까지만 참가할 수 있다. 사실상 일생에서 한 번만 참여가 가능한 셈이다.

또 다른 스웨덴 운영요원 마즈켄 헤이케는 “스웨덴은 태풍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 보니 대원들이 ‘태풍이 그렇게 무서운 거냐’ ‘꼭 가야 하느냐’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슬로베니아 운영요원 아나 쿠칸자는 “비가 많이 온다고 하니 안전을 생각해서라도 철수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며 “모기가 많고 몹시 더웠지만 슬로베니아 스카우트 정신을 되새기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엘살바도르에서 온 한 운영요원은 “이제는 안정되는 분위기라서 즐길 수 있게 됐는데 너무 슬프다는 대원들의 반응이 많았다”며 “전 세계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기회였는데, 소그룹으로 흩어지면 대회 의미가 퇴색되는 것 같아 아쉽다”고 전했다.

오전 7시가 되자 수도권과 충청권 공공·민간 기관 시설 등으로 향하는 대원들의 ‘대이동’이 시작됐다. 버스 정류장 근처 그늘막인 ‘덩굴 터널’ 등에 집결한 대원들은 줄줄이 준비된 1014대의 버스에 탑승했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이동엔 경찰 1850명과 순찰차 251대가 동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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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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