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곳서 관리서비스 제공해도
등록 위해선 환자 동의 필요해
치료 시급성 못 느끼는 경우도


치료를 중단한 중증 정신질환자의 ‘묻지마 범죄’로 치료·관리체계 허점이 드러난 가운데 조현병이나 망상장애 진단을 받고 치료받은 환자 8명 중 1명만이 지역사회에서 관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정신의료기관에서 치료받은 조현병과 망상장애 환자 중 지역사회가 제공하는 정신건강증진사업을 이용하는 환자의 비율은 0.13명이다. 8명 중 약 1명만이 정신건강 관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울증으로 알려진 양극성 장애 환자 등록률은 0.05명으로 20명 중 1명밖에 안 됐다. 주요 우울장애 환자의 등록률은 그보다 더 낮은 0.01명으로 100명 중 1명꼴이다. 지역사회에서 관리받는 조현병과 망상장애 환자는 2018년 0.14명에서 2021년까지 0.13명으로 최근 들어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전국 260개소에 정신건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광역형 정신건강복지센터 16개소와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 244개소를 통해서다. 전국 244개 시군구에 설치된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는 정신건강병원에서 퇴원했거나 외래 치료를 중단한 경험이 있는 중증 정신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가정방문이나 전화 상담, 정신 재활훈련 등 환자 맞춤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최근 흉기 난동 사건 범인 중 일부가 과거 정신질환 진단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들 센터가 지역사회 내 중증 정신질환자를 충분히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 등록자는 7만9446명이다. 같은 해 전체 사업 대상인 중증 정신질환(조현병, 망상장애, 양극성 장애, 중증도 이상의 우울장애로 1회 이상 치료받은 환자) 65만1813명의 12%에 불과한 수치다.

이는 중증 정신질환자 중에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고, 센터 등록을 위해선 환자 동의가 필요하다는 현실적인 한계점이 많기 때문이다. 센터는 환자에게 강제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없는 만큼 사례 관리 서비스는 대상자의 동의를 통해 제공된다.

다만 자·타해 위험이 발생한 경우에는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센터가 입원 개입 등 긴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정신건강전문요원이 중증 정신질환자의 가정에 방문해 면담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고강도 업무에 비해 인력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 사례관리자 1인당 등록 정신질환자는 2021년 기준 26.5명이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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