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13만명 목표로 서명받는중
파주 대책위 대표 자격심사 마쳐
일각선 ‘정치도구 전락’ 지적도


의정부=김현수 기자 khs93@munhwa.com

민선 8기 2년 차인 올해 들어 고양, 파주 등 경기 지역 지방자치단체장들에 대한 주민소환이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선 직접 민주주의 실현 취지로 도입된 주민소환이 정치적 도구로 전락했다며 제도적 보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주민소환은 지자체장 등 선출직 공무원에 대해 선거권자들이 투표로 파직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지난 2007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8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민선 8기가 출범한 뒤 경기도 내에선 시정 방향에 반발하며 잇따라 지자체장을 상대로 한 주민소환이 추진되고 있다. 지금까지 경기도에서 주민소환 투표로 이어진 사례는 없지만 거론되는 것만으로도 적지 않은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주민소환 절차를 밟은 곳은 고양시다. 고양 시민단체인 비리행정척결운동본부는 지난달 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주민소환투표 청구인대표자 증명서’를 받아 이동환 고양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서명활동을 시작했다.

혐의는 뇌물수수 의혹과 회계부정, 그리고 국민 혈세 불법 수령 의혹 등이다. 본부는 다음 달 5일까지 고양시 청구권자 91만3829명 중 주민소환투표 청구를 위한 유효서명인 수인 13만7075명(15%)에게 서명을 받아 선관위에 제출해야 한다. 주민소환투표는 서명자 수가 요건을 충족하면 청구 사실 공표, 서명부 열람, 청구요지 통보 등의 과정을 거쳐 발의된다.

파주시에서는 이른바 ‘황제 수영강습’으로 논란이 된 김경일 파주시장과 목진혁 파주시의원에 대한 주민소환이 추진되고 있다.

파주시장 주민소환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4일 파주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주민소환제에 따른 대표자 자격심사를 마치고 추후 서명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다만 주민소환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며 견제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주민 참여가 이뤄진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비위나 독선이 아닌 주민 간 이해관계 등이 얽히면서 지역 이기주의 수단으로 사용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 시장의 경우 표면상 뇌물수수 의혹 등을 이유로 주민소환 절차를 밟고 있으나 애초 신청사 건립 계획을 백지화하고 백석동으로 시청사 이전을 추진함에 따른 반대 여론이 주민소환으로 이어졌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 정책을 반대하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될 수도 있다”며 “주민소환제를 남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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