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수사지휘 전 日경시총감
“관련자 진술 거부로 규명못해”
“김대중 전 대통령 납치사건은 일본 경시청 역사상 가장 큰 사건으로 수수께끼투성이였습니다.”
김 전 대통령 납치사건 50주년인 8일 당시 일본 경시청 공안부 외사 2과장으로 수사를 지휘한 이노우에 유키히코(井上幸彦) 전 경시총감은 아사히(朝日)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주권을 짓밟는 일을 한국이 벌였다고 믿기 어려웠다”고 회고했다. 김 전 대통령 납치사건은 1973년 8월 8일 오후 1시 도쿄(東京) 그랜드 팰리스 호텔에서 김 전 대통령이 한국 정보기관 요원 5명에게 납치된 사건이다.
이노우에 전 총감은 당시 김 전 대통령 납치 사실을 일본 정치인의 제보를 통해 알게 되었다고 회고했다. 김 전 대통령은 한국 야당 인사를 만나러 도쿄 그랜드 팰리스 호텔을 찾았다가 신원 불명 남성들에게 납치됐다. 당시 사건 현장에는 북한산 담배 등 다양한 유류품이 발견되었는데 이노우에 전 총감은 “마치 북한이 납치 사건에 관여한 것처럼 꾸민 것 같았다”고 했다. 이후 현장 유류품에서 검출된 지문이 주일 한국대사관 김동운 1등 서기관과 일치한다고 나오자 사건은 한·일 간 외교 문제로 비화했다. 한국 정부는 김 서기관의 일본 경시청 출두 및 진술을 거부했다.
사건 발생 3개월 뒤 방일한 김종필 총리가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永) 총리와 합의해 수사를 강제종결시켰다. 이노우에 전 총감은 “나와 경찰 동료들은 정치적 합의에 영향받지 않고 진상규명을 계속하고자 했다”며 “범인과 피해자 진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게 아쉽다”고 말했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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