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속도 시속 40㎞보다 느려
도심지역 지나가 큰 피해 우려
1951년 태풍 관측 이래 처음으로 한반도 남쪽에서 시작해 수도권을 거쳐 평양, 신의주 등 북한 지역을 관통하는 제6호 태풍 ‘카눈(KHANUN)’이 10일 오전 경남 거제 지역에 상륙해 통상의 태풍 속도(시속 40㎞)보다 느린 시속 20∼30㎞로 움직이고 있다. 카눈은 오후 진행 방향을 ‘북’에서 ‘북북서’로 틀면서 속도가 느려지겠다.
기상청이 오전 10시 발표한 태풍정보에 따르면 현재 카눈의 북진 속도는 시속 25㎞이다. 카눈은 이날 낮 12시 대구 남남서쪽 50㎞ 지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때 속도는 시속 31㎞, 오후 3시 청주 남동쪽 60㎞ 지점까지 북상했을 때 속도는 시속 33㎞로 빨라지겠다. 잠시 속도를 높이다가 30㎞ 이하의 속도로 한국을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카눈은 이날 오후 6시 청주 북동쪽 40㎞ 지점에 이르렀을 때 속도가 시속 26㎞, 오후 9시 서울 동남동쪽 30㎞ 지점에 있을 때 속도가 24㎞까지 떨어지겠다. 자정 서울 북쪽 40㎞ 지점에 다다르면 속도가 시속 19㎞까지 느려질 전망이다. 북한에 들어선 뒤 카눈은 시속 15㎞ 내외 속도를 유지하겠다.
통상 한국에 상륙하는 태풍의 속도가 시속 40㎞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크게 느린 셈이다. 태풍의 움직임은 주변 기압계의 영향을 크게 받는데, 최근 한반도 주변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의 세력이 커지며 태풍의 진로를 방해하는 모습이다.
태풍은 해상에서 수증기 등의 에너지를 공급받아 세력을 키운 후 내륙에 들어선 후에는 힘을 잃고 온대저기압으로 약해진다. 특히 카눈의 경우는 한반도를 관통하는 진로 특성상 내륙 이동이 많아 힘이 약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기후변화 등의 요인으로 태풍이 상당한 세력을 유지한 채 내륙으로 이동하는 모습도 관측되고 있다. 제5호 태풍 독수리는 중국에 상륙한 후 약 1100㎞ 정도를 북상하기도 했다.
과거에도 속도가 느린 태풍이 큰 피해를 일으킨 바 있었다. 카눈과 같이 느린 속도로 움직인 태풍으로는 2002년 8월 31일 전남 고흥 지역에 상륙해 시속 18∼23㎞의 속도로 이동한 루사가 대표적이다. 루사는 고흥 지역 상륙 후 순천과 전북 남원·무주, 충북 영동을 거쳐 강원 동해안으로 빠져나갔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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