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자체 ‘모럴 해저드’
도의회 “잼버리 목적은 SOC”
8077억 국제공항 ‘예타 면제’
부안군의원 크루즈연수 추진
비판여론 확산되자 결국 취소
전주=박팔령 기자, 김도연 기자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각국 대원들의 철수로 사실상 막을 내린 가운데 전북도·부안군 등 대회 개최지인 전북도 지방자치단체의 모럴 해저드가 속속 드러나고 있어 거센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이들 지자체는 현안인 잼버리는 도외시한 채 고속도로·공항 등 새만금 사업 인프라 예산 확보 ‘잿밥’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었던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 데다 이 와중에 부안군의원들은 해외 연수를 예정해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전북도의회 의원들도 울릉도·독도 견학에 나서려다 비난이 일자 취소하기도 했다.
10일 잼버리 조직위원회 등에 따르면 세계스카우트연맹에서 새만금 잼버리 야영장 검증을 거쳤다고는 하지만 전북도는 8월 예상되는 폭염 가운데 대회를 어떻게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할지에 집중하기보다는 지지부진하던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의 속도감을 높이기 위해 잼버리를 지렛대로 활용해온 정황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전북도에서도 잼버리를 유치한 목적이 새만금 개발을 앞당기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고 있다. 2017년 11월 전북도 의회 행정자치위원회 회의에서 한 의원은 “잼버리를 하려는 목적은 숙원사업인 공항이나 SOC 사업을 해결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전북도가 성공적인 행사 개최보다 개발을 우선시한 정황은 관련 회의록에서도 드러난다. 2017년 12월 6일 제19차 새만금위원회 회의에서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는 잼버리 부지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께서 선거 중에 공공매립을 말씀하셨는데 속도가 나지 않아서 고심했다”며 “농지기금을 써서 부지를 일단 매립하고 그다음에 관광·레저지구로 돌린다거나 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추가적인 예산 확보가 어려운 공공매립보다 농지관리기금을 활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또 2029년 완공 예정인 새만금 공항은 잼버리 대회 등을 이유로 2019년 기획재정부에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으로 결정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19년 1월 29일 국무회의에서 예타를 면제할 23개 재정사업을 발표하면서 새만금국제공항을 포함했다. 새만금국제공항은 2028년까지 총 사업비 8077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잼버리 파행으로 국민 시름도 깊은 데다 수해 복구도 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민생을 뒤로 미루고 크루즈 출장을 소화하는 게 과연 적절하냐는 여론도 비등하다. 부안군의회에 따르면 부안군의원 10명 전원은 당초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3박 4일간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로 크루즈 출장을 떠나기로 했다. 항공·숙박비와 크루즈 여행 비용 등 4000여만 원은 모두 군비로 부담하기로 했다. 군의회는 “크루즈항 여건과 경제적 파급효과 등을 분석하기 위한 연수”라고 설명했다. 새만금 잼버리 파행으로 각종 감사가 예고된 상황에서 사태 수습을 뒷전으로 한 의회 행태에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쓴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크루즈 시찰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자 이날 취소를 전격 결정했다.
전북도의회도 도의원 18명이 오는 14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울릉도와 독도로 견학을 떠나려다 취소한 바 있다. 견학을 주도한 A 의원은 “경북도의회에서 이번 광복절에 독도를 못 간다고 해서 우리라도 가서 독도가 일본 다케시마가 아님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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