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편파 보도와 방만한 경영이 심각한 공영방송의 이사진 개편이 가시화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9일 전체회의를 열고, 서기석 전 헌법재판관에 대한 KBS 이사 추천안을 의결했다. 차기환 변호사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로 임명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서 전 재판관을 이사로 공식 임명할 것으로 보이고, 방통위는 두 기관 이사진의 일부 후속 개편도 이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합리성과 경륜을 두루 갖춘 것으로 알려진 두 사람의 이사 선임은 공영방송 정상화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서울중앙지법원장도 지낸 서 전 재판관은 법조계 안팎에서 ‘원리원칙주의자’로 평가받아 왔다. 2010년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 KBS본부가 사측을 상대로 낸 소송의 재판장을 맡아 “사측은 단체교섭에 응하라”고 판결한 것도 그런 예다. 보수적 성향의 판사 출신인 차 이사도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활동 등을 통해 합리성을 확연하게 보여왔다. 이미 방문진 이사를 두 차례 지냈고, KBS 이사도 경험해 공영방송에 대한 이해도 또한 높다.

KBS와 방문진 모두 다수인 여권 추천 이사 중 연장자가 이사장을 맡는 것이 관례다. 두 신임 이사는, 방통위가 해임 절차를 진행 중인 남영진 현 KBS 이사장과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의 후임이 될 개연성이 크다. 책임이 더 무거울 수밖에 없다. 공석 이사 등에 대한 임명이 추가로 이뤄지면, 현재 이사진의 여야 구도인 KBS ‘4 대 7’이 ‘6 대 5’로, 방문진 ‘3 대 6’은 ‘5 대 4’로 역전될 것이다. 그런 구도 변화가 방송 내용과 경영 행태 시정(是正)으로 이어져, 명실상부한 공영방송으로 재탄생하게 이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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