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유연 근무도 늘려

태풍 ‘카눈’이 10일 한반도를 종단하면서 큰 피해가 우려됐지만 국내 산업계는 사전에 철저한 대비로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직격탄을 맞으며 공장이 침수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었던 점을 떠올리며 대응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11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SK·LG그룹 등 주요 기업들은 태풍 카눈 북상에 따른 피해가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재계 관계자는 “사전에 비상근무체제를 가동하고 배수로 정비, 야외작업 중지, 낙하물 등 위험요소 제거 및 안전지대 이동 등 비상 시스템 점검을 진행한 결과, 큰 문제 없이 태풍을 피해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재택·유연 근무 권고 등을 통해 직원들의 출퇴근을 최소화하며 비 피해를 사전에 방지했다.

울산·거제·포항 등에 사업장이 몰려 있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포스코 등 ‘중후장대’ 기업 역시 큰 피해가 없었다. 특히, 힌남노의 상처가 컸던 철강 업계는 준비 태세를 강화한 것이 큰 도움이 된 것으로 파악됐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정문에서 3문까지 1.9㎞ 구간에 차수벽을 설치하고 배수로를 늘리는 등 만반의 대비 태세를 구축했다. 제방 붕괴에 대비하기 위해 제철소 외곽 냉천 토사 제방 1.65㎞ 구간에 시트파일 4150개를 설치했으며 변전소, 발전소 등 핵심시설에도 차수 설비를 설치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 10일 오후 1시를 가장 위험한 시기로 봤는데 다행히 태풍 강도가 생각보다 강하지 않았고 철저히 대비한 끝에 별다른 피해가 없었다”며 “이에 따라 당일 오후 2시 30분을 기해서 경보를 해제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도 포항공장에 차수벽과 차수문을 설치한 것은 물론 사업장별로 비상대응체계를 구축해 태풍에 대비했다.

이승주 · 장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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