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강원 고성군 거진읍 거진리 상가에서 주민들이 실내에 찬 빗물을 빼내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전 강원 고성군 거진읍 거진리 상가에서 주민들이 실내에 찬 빗물을 빼내고 있다. 연합뉴스


■ 큰 피해없이 지나간 ‘카눈’

16시간 비바람속 ‘최악’은 피해
선제적 통제·상황보고 체계 효과
침수·피해시설 등 응급복구 시작


제6호 태풍 ‘카눈’이 한국에 약 16시간 머물며 거센 비바람을 몰아쳤지만 11일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카눈이 아닌 안전사고로 인한 사망·실종은 1건씩 발생했다. 선제적 통제와 대피, 위험 상황 보고 시스템 덕에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카눈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379건의 크고 작은 시설 피해가 속출했고 농작물 피해 규모도 여의도 면적의 4배에 달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날 대구 군위군의 한 하천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67세 남성이 끝내 사망했고 대구 달성군에서 전동휠체어를 탄 60대 남성이 소하천에 추락한 후 실종됐지만 이들 모두 안전사고로 분류했다.

자연재난 인명 피해는 피해자가 안전수칙을 지켰음에도 불구하고 불가피하게 사고를 당한 경우를 말한다. 중대본은 이들의 경우 자연재난 탓에 사망·실종된 게 아니라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사망자의 사고 원인은 파악 중으로, 그 결과에 따라 인명 피해 현황이 달라질 수는 있다.

이상민 중대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오전 중대본 회의에서 “위험지역에 대해 관계기관의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통제와 대피가 이뤄졌고, 홍수통제소와 산림청 등 관계기관에서 전파한 위험 상황을 각 지방자치단체 상황실을 통해 부단체장에게 즉각 보고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가동돼 인명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피해를 입은 국민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행안부는 이날 오전 7시부로 카눈으로 인한 풍수해 위기경보 수준을 ‘심각’에서 ‘주의’로, 중대본 비상단계는 ‘3단계’에서 ‘1단계’로 각각 하향했다.

카눈은 지나갔지만 여파는 계속되고 있다. 17개 시·도 126개 시·군·구에서 발생한 1만5883명의 일시 대피자 가운데 4495명이 여전히 귀가하지 못하고 마을회관 등 임시주거시설에서 지내고 있다.

항공기는 17편이 결항 됐고, 여객선은 25개 항로 29척·도선은 20개 항로 23척의 발이 묶여 있다. 철도는 대부분 정상 운행 중이지만, 지반 약화와 낙석 우려 등이 있는 일부 노선은 열차 운행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도로 676개, 둔치 주차장 296개, 하천 변 605개, 해안가 199개, 20개 국립공원 551개 탐방로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통제 중이다. 379건의 피해 시설 복구 작업은 이날부터 본격화한다. 전국적으로 도로 침수·유실 70건, 주택 침수 30건, 상가 침수 16건, 제방 유실 10건 등이 발생했다. 침수와 소금기를 지닌 강한 해풍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총 1157.9헥타르(㏊) 규모로 집계됐다. 경남이 349.2㏊로 가장 큰 농작물 피해를 봤고 전남 208㏊, 대구 146㏊ 등이 뒤를 이었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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