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결혼합니다 - 서주현(31), 김새봄(여·29) 커플
저(주현)와 예비신부의 첫 만남은 ‘실수’로 시작됐어요. 같은 직장 동료로부터 신부를 처음 소개받았어요. 새봄이 연락처를 받아둔 상태에서 언제, 또 어떻게 연락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던 차였어요. 그러다 새봄이의 SNS를 구경하다가 실수로 ‘좋아요’ 버튼을 눌렀어요. 제가 ‘좋아요’를 누르면, 상대방도 바로 이를 알게 되잖아요. 원래 연락하려고 했던 것처럼, 이날 바로 연락해 만나기로 했죠. 최대한 실수가 아닌 척.
저희의 첫 만남 때 코로나19로 마스크를 반드시 쓰고 다녀야 했어요. 마스크 위로 보이는 새봄이의 눈이 크고 예쁘더라고요. 또 마스크를 벗는데, 입술까지 예뻤어요. 첫눈에 반한 거죠.
당시 새봄이가 소개팅 장소를 매운 등뼈 식당으로 골랐어요. 비닐장갑을 끼고, 뼈를 뜯어야 하기에 ‘왜 이런 곳에서 보자고 했지?’ 싶었는데, 나중에 그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집중해서 등뼈를 뜯다 보니 자연스레 긴장도 풀어졌거든요. 하하. 어느 순간 살점을 발라, 새봄이에게 주고 있는 저를 발견했어요. 그날 저희는 더 재고 따질 것 없다고 판단, 바로 ‘오늘부터 1일’을 시작했어요.
연애를 시작한 것처럼 결혼을 결심하기까지도 속전속결이었어요. 새봄이가 첫 만남 이후 2주 만에 결혼 이야기를 꺼냈어요. 사실 신혼집을 비롯해 여러 현실적인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 고민의 끝에서 새봄이를 놓치면 안 되겠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돌이켜보면 당시 새봄이의 결혼 이야기에 현실적인 고민들로 망설였던 게 후회돼요. 또 결혼에 필요한 건 충분한 준비보다 용기와 마음이라는 걸 알게 됐죠.
이후 저희는 2년 정도 준비 기간을 거쳐, 올해 10월 결혼식을 올려요. 사실상 연애 시작과 함께 결혼 준비에 들어갔던 셈이죠. 그 기간 ‘이 사람과 같이 있으면 배울 점이 많고, 나도 저렇게 밝고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있겠다’고 확신했어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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