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등 해외투자 48.5조 달해
세부내역 공개 안해 더 우려

중국 ETF 수익률도 큰폭 하락


비구이위안(碧桂園)과 위안양(遠洋)그룹 등 중국의 대형부동산 기업들이 잇따라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맞이하면서 국내 자본시장의 큰손인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과 금융업계에도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해외부동산 투자 비중이 높은 국민연금이 상세한 포트폴리오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익스포저(위험노출액) 규모조차 파악할 수 없는 탓에 ‘깜깜이 투자’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17일 국민연금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부동산 투자규모는 48조5000억 원이다. 이는 주식과 채권 등 전통적 투자 자산에 비해 고위험·고수익 성격을 갖는 투자대상인 ‘대체투자 자산’(152조5000억 원)의 31.8%에 달하는 규모다. 국민연금의 부동산 투자규모 중 86.5%가 해외 자산으로, 지역별로는 미주(38.8%) 비중이 가장 높다. 유럽(24.8%)과 아시아(20.5%·호주 포함)가 뒤를 이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해외부동산 보유 내역과 투자처를 공시하지 않고 있어, 정확한 중국 부동산 투자 규모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국민연금은 기금운용지침에 따라 업무 수행과 시장 영향 등을 고려해 제한적으로 투자처를 공개한다는 입장이지만, 컨트롤타워인 정부 당국과도 이를 공유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향후 정부가 대처에 미흡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은 “금융불안은 정보의 불투명성에서 촉발되기에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만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다”면서 “현재 중국의 부동산위기는 1990년대 초 일본의 버블 경제 붕괴처럼 저성장 국면을 맞이하는 전조 증상일 수 있기 때문에 국민연금이 투자 내역을 자세히 밝히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국 침체 리스크에 상장지수펀드(ETF) 등 중국에 대한 간접투자 시장도 타격을 입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ETF 수익률 하락폭이 가장 컸던 하위 10개 종목 중 중국과 관련된 종목은 4개로 집계됐다. TIGER 차이나항셍테크레버리지(합성H)는 이 기간 14.6% 떨어지며 전 종목 중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이어 KODEX 차이나H레버리지가 3위(-12.5%), TIGER 차이나전기차레버리지가(합성) 4위(-11.0%), KOSEF 차이나A50커넥트레버리지MSCI(합성)가 8위(-7.9%)였다.

전세원·유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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