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뉴시스


정경유착 재발 우려 여론 부담
준감위, 내일 회의서 다시 논의


삼성 주요 계열사의 준법 경영을 감시·통제하는 외부 독립기구인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가 삼성의 전국경제인연합회 재가입 여부에 대한 장고에 들어갔다. 애초 16일 임시회의에서 ‘조건부 승인’을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2시간여에 걸친 격론에도 7명 위원의 의견을 모으지 못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정경유착 재발에 대한 여론을 부담스러워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준감위는 전날 서울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임시회의를 진행했지만 삼성의 전경련 재가입 여부의 결론을 내지 못했다. 회의에서는 전경련 가입 여부와 시기, 조건 등 쟁점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논의된 것으로 파악됐다. ‘향후 정경유착과 같은 문제 발생 시 회비 지급을 불승인할 수 있다’는 내용 등 조건부 승인에 대해 의견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준감위는 오는 18일 오전 회의를 다시 열고 삼성의 전경련 재가입을 논의한다. 의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전원합의 외에 다수결의 가능성도 점쳐진다.

재계 안팎에서는 준감위의 이런 결정이 4대 그룹의 전경련 복귀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시각에 대한 부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견이 좁혀질 거 같으면 오히려 철야를 해서라도 토론을 했을 것”이라며 “결론을 내지 못했다는 것은 그만큼 토론이 격렬하게 벌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다만 재계에서는 여전히 삼성의 전경련 복귀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미·중 갈등, 중국 경기침체 등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증폭하고 있고, 경영 환경을 압박하는 각종 규제 철폐 및 완화가 시급하다”며 “재계가 힘을 합쳐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마냥 반대만 하기에는 명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SK, 현대차, LG도 전경련 복귀를 두고 내부 검토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 계열사는 최근 사외이사들에게 전경련 복귀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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