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빠와 호랑이 버스

국지승 지음│창비


어린이책 속의 가족 이야기가 진화하고 있다. 4인 가족의 정형화된 틀은 변화한 지 오래이며 반려동물들도 가족의 일원으로 등장한다. 현실 속의 가족이 다양한 만큼 앞으로 더욱 새로운 서사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국지승 작가의 ‘아빠와 호랑이 버스’도 성큼 더 진화한 가족 그림책이다. 상상 속의 동물 가족을 자유롭게 품에 안으며 자연의 가족들, 모두 함께하는 삶을 보여준다. 선아는 호랑이를 유난히 좋아하는 아이다. 부엌에는 호랑이 그림을 걸어두었고 어디든 호랑이 인형과 함께 간다. 엄마는 일하느라 바쁜 어느 날, 아빠와 선아 둘이서만 진짜 호랑이를 만나러 갔는데 종점에 다 왔어도 곤히 잠든 아빠가 깰 줄 모른다. 여기서부터 대공원 버스는 환상의 공간으로 변신한다.

곰 운전사는 잠자는 인간 손님을 배려해 시속 30㎞로 서행하고 해가 쨍쨍한 하늘에서는 갑자기 비가 내린다. 눈치 빠른 독자는 이쯤에서 오늘 호랑이가 결혼할지도 모른다고 예감한다. 알고 보니 버스 안 승객들은 호랑이 결혼식의 하객이다. 연미복을 입은 아기 돼지 세 마리는 축하 공연을 하는 현악 3중주단이며 거북이는 토끼 가족과 나란히 왔다. 문화와 국경, 그 어떤 장벽도 없는 기쁜 축하의 날이다.

선아의 마음을 대변하는 호랑이 인형의 표정을 살피면서 읽으면 한결 재미있다. 대자연이 호랑이의 얼룩무늬처럼 노을로 물드는 장면에서 마음이 후련해진다. 선아네처럼 열심히 살아가는 세상의 다채롭고 멋진 가족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50쪽, 1만5000원.

김지은 서울예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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