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잼버리와 관련된 기막힌 비리가 매일같이 드러나고 있다. 화장실부터 공항 건설까지 전방위 세금 도둑질의 전형으로 비친다. 감사원이 3개 과(課)를 투입해 전면 감사에 나섰다. 정치적 고려와 성역 없이 비위를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 마침 국민권익위원회가 전국 17개 시·도의 자치 법규를 조사해 예산 낭비와 부패를 부를 제도적 허점을 436가지 찾아냈다. 제2, 제3의 새만금 사태가 어디서든 터질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국제행사를 빙자한 지자체의 ‘세금 뜯어내기’가 전북만의 문제도 아니다.

여성가족부와 전북도는 2020년 8월 기획재정부에 총 사업비 규모를 기존 491억 원에서 242%나 늘어난 1190억 원으로 증액해 달라고 요청했다. ‘세심한 배려’ 등의 명목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기본 시설 미비 등 결과는 정반대였다. 개최 3년을 앞두고 예산을 대폭 늘려 달라고 한 저의부터 세금 도둑질을 의심케 한다. 프레잼버리 개최를 구실로 59억 원을 요청해 받아놓고 매립 지연으로 개최하지도 못했다. 기반시설(253억 원), 대집회장(59억 원) 예산도 요청했으나 개막일까지 완료하지 못하고, 지금도 공사 중이다. 추가 배정한 예산 265억 원 중 대회 한 달 전인 7월까지 집행률이 62%에 불과했다. 심지어 ‘비데가 있고 에어컨 시설을 갖춘 화장실’ 명목으로 예산을 확보하고도 국제적 망신거리가 된 ‘푸세식 화장실’을 만들었다.

잼버리를 준비하면서 100여 차례 해외 출장을 다녀온 전북도 등의 사례가 전국 지자체에도 만연하고 있다. 경남도의회는 5인 미만 출장의 경우, 심사를 받지 않아도 되는 예외조항을 만들었다. 부적절한 출장에 사용된 경비를 환수하지 못하게 하는 규정도 있다. 새만금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만연한 세금 도둑질을 막을 종합 대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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