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유현수·다리가(카자흐스탄) 부부
6년 전 군대 전역 후 들어간 직장에서 아내를 처음 만났습니다. 그날도 평소처럼 혼자 밥을 먹고 있었는데, 한 여성이 “혼자 밥 먹는 거면, 우리 같이 먹어도 될까요?”라고 제게 말을 걸었습니다. 아내였죠. 이날 이후 저희는 직장에서 함께 점심 먹는 날이 많아졌죠. 아내는 한국에 친한 사람을 만들고 싶어 제게 같이 밥 먹자고 얘기했던 거래요. 저는 군대에서 짧게 독학했던 러시아어를 더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아내와의 대화가 기다려졌어요. 그러다 같이 바다를 보러 부산으로 놀러 가는 등 점차 직장 밖에서 만나는 시간이 늘었어요. 왕복 2시간 거리에도 아내가 아프다고 하면 약을 사서 바로 달려가기도 했죠. 자연스레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했죠.
연애한 지 불과 4개월 만에 동거를 시작했어요. 1년 반 정도 동거 기간을 거치면서 ‘이 사람과 평생 함께하면 좋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2019년 2월 카자흐스탄에서 혼인신고와 함께 결혼식을 치르며 부부가 됐죠. 사귀기 시작한 지 채 2년도 안 돼 국제결혼을 한 거죠. 당시 저는 대학교 4학년생이었어요. 취직한 상태도 아니었죠.
결혼을 허락받는 과정에서 아내의 어머님은 장인어른을 나무라기도 했어요. 딸에게 한국 드라마를 보여줘 외국인과 결혼했다면서요. 결과적으로 어머니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죠. 이제는 장인어른보다 장모님이 저를 더 예뻐해 주세요.
저희는 10평짜리 원룸에서 월세로 신혼생활을 시작했어요. 부족한 지금의 상황에 아내에게 늘 미안해요. 아내는 저의 잠재가치를 믿는다며 저를 응원해 주고 있어요. 그런 아내 덕분에 차근차근 인생 목표를 향해 걸어가고 있어요. 동거 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책임감이 저희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있어요. 또 누군가 진심으로 저를 응원하고 지지해주고 있다는 것을 느껴요. 아내가 먼저 혼자 밥 먹고 있던 제게 용기를 내 합석을 제안하면서 말 그대로 식구(食口)가 된 거죠.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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