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24일 임기 6년을 마치고 퇴임하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오는 9월 24일 임기 6년을 마치고 퇴임하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 김명수 코트 6년과 차기 대법원장 과제 - (1) 文 정부와 코드 맞추기

우리법·인권법 출신 대거 중용
대법·헌재 진보우위 구도 형성

‘조국 입시비리’ 김미리 판사 등
인사 관례 깨고 재임 허용 논란
金 우군 법관대표회의조차 반발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김명수 대법원장의 6년 체제가 오는 9월 24일 마감된다. 이른바 ‘사법 농단’ 사태 속 사법부 개혁과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를 안고 취임했지만, 임기 동안 제대로 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새로 취임하는 대법원장은 사법의 정상화를 위해 처음부터 새로 사법부를 세워야 할 정도로 해야 할 일이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리즈를 통해 김명수 체제를 평가하고, 차기 사법부가 직면한 과제를 짚어본다.

◇태생적 한계 속 사법부 주류 교체 시도 = 김명수 대법원장은 재임 기간 내내 ‘코드 인사’ 꼬리표를 떼어 내지 못했다. 김 대법원장은 2017년 임명될 당시 노무현 정부 시절 대법관을 지낸 진보 성향 인사들이 대법원장직을 고사하면서 임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는 박시환·전수안 전 대법관 등에게 대법원장직을 제안했지만, 이들이 고사하면서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 출신인 김명수 당시 춘천지법원장으로 눈을 돌렸다. 국제인권법연구회 간사 출신인 김형연 법무비서관 등이 인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법관 고위직 출신 한 변호사는 “법원 내 입지가 좁았던 김 대법원장이 믿을 곳은 청와대나 정치권밖에 없었고, 이들에게 기대 사법부를 운영해 나갔다”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13명의 대법관을 임명제청했고, 이 가운데 6명은 법조계에서 뚜렷한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3명을 제외하면, 문재인 정부에서는 절반 이상이 진보 성향이었던 셈이다. 김선수 대법관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에서 활동했고, 김상환·오경미 대법관은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이다. 노정희·이흥구 대법관은 우리법연구회 회원이었고, 민유숙 대법관은 법원 내 대표적 진보 성향 판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 대법원장 취임 직전에는 우리법연구회 출신 박정화 대법관이 임명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진보 다수로 바뀌었다.

헌법재판관 인사에서도 김 대법원장은 정부와 보조를 맞췄다. 민변 출신 이석태 재판관, 젠더법연구회원 출신 이은애 재판관 등을 지명하면서 헌재는 진보 우위 구도를 만들었다. 헌재는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3명씩 지명하고, 국회가 3명을 선출한다. 김 대법원장은 2020년 9월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장으로 노 대법관을 지명하기도 했다.

◇일선 법원까지 코드 논란 = 김명수 체제에서 코드 인사 논란은 대법관 인사 등에 그치지 않았다. 특히 주요 사건이 몰리는 서울중앙지법에서 논란 있는 인사가 많았다.

김 대법원장은 취임 후 첫 정기인사였던 2018년 2월 대학 동기이자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민중기 서울중앙지법원장을 임명했다. 민 법원장은 2년 임기라는 관례를 깨고, 3년간 재임했다. 민 법원장의 뒤를 이은 성지용 서울중앙지법원장, 고연금 형사수석부장판사, 송경근 민사1수석부장판사 등도 모두 민 법원장과 같이 블랙리스트 의혹 진상조사단 참여 경력이 있거나 사법 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를 주장했던 인물들이었다. 한 고법 부장판사는 “이른바 ‘진상조사파’가 주류로 군림했던 6년”이라고 일갈했다.

이 같은 법원장 인사는 부장판사 사무 분담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알려진 김미리 부장판사는 2018년 2월부터 4년간 서울중앙지법에 근무하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입시 비리 사건,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등 굵직한 사건의 재판부에 재판장 또는 주심 판사로 근무했다.

사법 농단 관련자 중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에게 유일하게 유죄를 선고한 윤종섭 부장판사도 서울중앙지법에 6년째 근무해 논란을 낳았다. 이에 대해 당초 김 대법원장의 우군으로 평가받던 법관대표회의도 반발했다.

김무연·이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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