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구글 유튜브뮤직, 1위 카카오 멜론 ‘턱밑 추격’
유튜브뮤직, 3000만 곡 많아
프리미엄 가입자엔 음원 무료
이용자 첫 100만명 이내 격차
온라인 사전규제로 토종 위축
일각 “유튜브 음원 끼워팔기
불공정 게임 조속히 시정해야”
국내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시장에서 구글의 ‘유튜브뮤직’이 1위인 카카오의 ‘멜론’을 턱밑까지 쫓아왔다. 이 같은 추세라면 유튜브뮤직이 멜론을 누르고 왕좌를 차지하는 것이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국의 토종 플랫폼에 대한 역차별과 과도한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8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유튜브뮤직 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역대 최다인 580만7421명을 기록했다. 멜론은 665만1897명으로, 유튜브뮤직과의 격차는 약 84만 명이다. 격차가 100만 명 이내로 좁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9년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유튜브뮤직의 경쟁력은 막대한 음원 보유량이다.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뮤직은 약 7000만 곡, 멜론은 4000만 곡 수준의 음원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멜론에 없는 음악을 유튜브뮤직에서는 들을 수 있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2 음악 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유튜브뮤직을 주로 이용하는 이유 1위는 ‘원하는 음악이 많아서’(27.2%)였고, ‘계속 써왔기에 익숙해서’(23.7%), ‘음악을 감상하기가 편해서’(21.9%)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일례로 유튜브에서 조회수 44만 회에 달하는 호주 음악가 매튜 아이필드의 ‘Oh Baby!’ 음원은 멜론과 ‘사운드클라우드’에선 찾을 수 없다. 유튜브뮤직에서만 제공되고 있다.
유튜브뮤직은 검색·동영상 플랫폼 서비스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구글이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에 유튜브뮤직 이용권을 포함시켜 제공해 이용자를 유입시키는 일종의 ‘록인(Lock-in)’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구글은 광고 없이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월 1만450원의 유튜브 프리미엄 가입자에게 월 8690원의 유튜브뮤직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유튜브뮤직을 즐겨 쓰는 이모(40) 씨는 “유튜브 프리미엄 계정이 있으니까 유튜브뮤직에 따로 가입하지 않아도 되고 사용자환경(UI)도 간단해 이용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조문경(여·26) 씨도 “비용을 따로 내지 않아도 되니 ‘일석이조’로 유튜브뮤직까지 쓰게 된다”고 했다.
1년 새 이용자 100만 명이 빠져나간 멜론을 비롯해 토종 음원 서비스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SK스퀘어 관계사인 드림어스컴퍼니가 운영하는 ‘플로’의 경우 이용자 수가 60만 명 가까이 감소했다. KT의 ‘지니뮤직’은 약 39만 명이 줄었다. 카카오뮤직과 NHN벅스도 10만여 명 감소했다. 멜론 관계자는 “국내 최대 수준인 500만 명의 유료 가입자 수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MAU보다는 유료 회원 수로 경쟁력을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튜브 프리미엄의 국내 가입자 수는 아직 공개된 적이 없다.
일각에서는 유튜브뮤직의 독주에 대해 유튜브 프리미엄발 ‘음원 끼워팔기’를 통한 불공정 게임을 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음원 업계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올 초 유튜브뮤직의 음원 끼워팔기 혐의로 구글코리아 본사에 대해 현장 조사를 했지만 글로벌 빅테크의 불공정 행위가 시정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정위가 추진하는 온라인 플랫폼 사전 규제가 토종 플랫폼을 더욱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은 “한국은 토종 기업이 해외 빅테크에 맞서 플랫폼 시장을 지키고 있는 유일한 나라”라며 “세계 각국이 자국의 플랫폼 기업을 육성하고 강화하는 지금은 국내 플랫폼을 규제할 때가 아닌 지원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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