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합니다 - 김로이(32), 남지연(여·28) 예비부부

오는 9월 결혼식을 앞둔 저(지연)와 예비신랑은 놀이공원에 함께 가기로 한 지인이 펑크를 내면서 이어졌어요.

저와 예비신랑은 지난해 같은 헬스장 헬스트레이너로 일하게 되면서 알게 됐어요. 직장 동료여도 처음 저희는 인사 외에 대화가 거의 없었어요. 서로에게 무관심이었던 거죠. 그러다 조금씩 친해질수록 저희는 서로 놀리고 괴롭히기 바빴던 거 같아요.

그러다 지난해 5월 5일 어린이날에 맞춰 놀이동산에 가면서 저희 관계는 ‘급반전’을 맞았어요. 아이들처럼 신나게 놀자고 예비신랑과 저, 그리고 다른 지인 이렇게 셋이서 놀이동산에 가기로 했어요. 옷까지 귀엽게 맞춰서 입고 가기로 했죠. 그런데 함께 가기로 한 지인이 갑작스러운 일로 못 가게 됐어요. 이미 시간을 비워둬, 결국 예비신랑과 둘이 가게 됐죠.

그날 저희는 줄 서기 눈치 게임을 잘못해 놀이기구를 하나밖에 못 탔어요. 하지만 다른 눈치 하나는 확실하게 챌 수 있었죠. 제가 직장 동료 이상으로 예비신랑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요. 놀이공원에서 같이 사진도 찍고, 놀면서 즐거웠어요. 마치 연인처럼 꽁냥꽁냥도 있었어요. 예비신랑도 저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죠. 그날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저희는 연애를 시작했어요.

같은 곳에서 일하다 보니 어떻게 연애 사실을 동료들에게 알려야 하나 고민했는데, 괜한 걱정이었어요. 예비신랑이 연애 사실을 동료들에게 알렸는데, 대개 “너희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이었어요. 하하.

다가오는 9월 결혼식을 치르며 부부가 돼요. 같은 일을 하며 24시간 매일 붙어 있어 연애 기간 1년도 채 안 돼 결혼을 결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동안 살아오면서 저한테 맞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예비신랑을 만나면서 ‘짚신도 짝이 있다’는 말을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아, 그리고 놀이동산에 같이 가기로 했던 지인이 펑크를 낸 건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였죠.

sum-lab@naver.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