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박병주(31)·박민지(여·31) 부부
저(병주)는 6년 전 중학교 동창과 모인 자리에서 아내를 처음 만났어요. 당시 저는 복학생이었고, 아내는 첫 회사에 입사한 신입사원이었어요. 수줍어하면서도 씩씩하게 자리에 있던 사람들에게 명함을 건네는 아내 모습이 멋있었어요. 그날 저는 학교 생활하면서 배운 온갖 술자리 기술을 아내 앞에서 뽐냈죠. 하하. 아내는 그런 제 모습이 귀여웠다고 해요. 이후 제 고백으로 저희는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이 사람을 놓치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저희 둘 다 외향적인 성격입니다. 혼자 있는 것보다 여럿이 함께 즐기는 것을 좋아해요. 카페에 앉아 있는 게 저희 둘에겐 어려운 일이죠. 걷거나 ‘따릉이’(공용자전거)를 타고 서울 이곳저곳 누비는 게 저희에겐 평범한 데이트였어요.
서로 다른 점을 찾기도 어려워요. 굳이 다른 게 있다면 아내는 야구팬이고, 저는 축구팬이라는 사실 정도입니다. 이 역시도 5년 연애 기간을 거치면서 아내가 축구하는 걸 즐기게 됐어요.
지난해 4월 결혼식을 올리며 긴 연애를 끝내고 부부가 됐어요. 결혼 전 프러포즈하면서 재미있는 일도 있었어요. 아내가 예상보다 일찍 집에 들어와 하트 모양으로 거실에 설치해둔 초에 불을 반밖에 못 붙였죠. 또 미리 준비한 영상편지에 광고창이 떴어요. 계획대로 된 게 하나도 없었죠. 하지만 아내는 그런 모습조차 감동했다고 해요.
결혼 후 좋은 기회가 생겨 지금은 같은 회사에서 일하고 있어요. 직무는 다르지만 같은 사무실에서 일해요. 직장과 집, 하루 24시간을 붙어 지내죠. 돌이켜보면 저희가 결혼까지 할 수 있었던 건 ‘나’보다 ‘우리’를 우선순위에 뒀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저만의 취미였던 축구를 이제 아내도 즐기게 된 것처럼, 저도 요리를 즐기게 됐어요. 이제 아내보다 제가 더 주방에 오래 머물러요. 앞으로도 나의 기분보다 아내의 마음을 먼저 이해하려고 노력할게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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