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원폭탄에 신음하는 대한민국
긴급 아닌데 전화 · 문자로 욕설
거짓신고 받고 현장출동 헛수고
긴급 상황 시 인력과 장비를 신속히 투입해야 하는 소방이 허위 신고에 몸살을 앓고 있다. 소방청은 법 개정 등을 통해 거짓 신고에 대한 과태료를 올렸지만 과태료 부과 등에 따른 추가 민원이 부담돼 허위 신고를 무응답 등으로 분류하는 등 통계 관리를 부실하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방청 분류 방식에 따르면 허위 신고는 장난 신고와 거짓 신고로 나뉘어진다.
1일 소방청에 따르면 전북 김제시에 거주하고 있는 60대 A 씨는 지난해에만 무려 4만9000여 건의 119 허위 신고를 한 것으로 집계됐다. A 씨는 긴급한 상황이 아님에도 전화, 문자 등을 이용해 욕설을 하는 등 악성 신고를 일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2021년 경기도에선 부부싸움을 하다가 홧김에 “아파트에 불이 났다”며 119에 허위 신고를 해 소방대원과 소방차가 현장에 출동, 소방력을 낭비한 경우도 있었다.
2021년 소방기본법 시행령 개정 등에 따라 거짓으로 119 신고를 하면 최초 200만 원·2회 400만 원·3회 이상 5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장난 신고도 정도가 심할 경우, 경범죄 처벌법 위반 등으로 처벌돼 벌금 10만 원 등이 부과될 수 있다. 소방청도 과태료·벌금 부과 등으로 제기될 수 있는 추가 민원과 업무 부담을 우려, 내부적으로 장난·거짓 신고 구분도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장난 신고는 119상황실에서 받은 신고 내용이 장난으로 판단돼 실제 출동하지 않은 경우이며, 거짓 신고는 현장에 소방관이 출동했으나 신고 내용이 거짓으로 확인된 것을 의미한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신고 전화에 대한 분류 기준이 불명확해 정확한 통계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불법 주정차 차량 등 소방 활동 장애물에 대한 처리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방 특성상 대민 서비스 측면이 강하다 보니 이를 적극적으로 적용하는 데 부담스러운 부분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민·김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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