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배재홍(40)·남미화(여·36) 부부

저(미화)와 남편은 지난 2013년에 개원한 병원에 첫 입사를 한 직원으로 만나 부부가 됐어요. 사실 처음 남편을 봤을 때, ‘이 사람과 친해지기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어요. 남편 키가 190㎝인데, 당시 표정도 어딘가 화난 것 같았거든요.

그런 저의 경계심을 풀어준 건 ‘술’이었어요. 남편과 저는 주량이 비슷해요. 회식 자리 끝에는 꼭 남편과 저만 남았죠. 그러면서 단둘이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늘었고, 또 즐거웠어요. 알면 알수록 좋은 사람이라는 게 느껴졌죠. 언제부터인가 회식 말고도 주말에 단둘이 만나 시간을 보내게 됐어요. 남편과 있으면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았거든요. 자연스럽게 입사 동기에서 연인이 됐죠.

저희 나름대로 사내 비밀 연애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저희가 커플이 됐다고 공개하면, 다른 직원들도 불편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저희 나름대로 배려한 거였죠. 각자 퇴근하고 회사를 빠져나와 회사 건물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다시 만났어요. 그러다 하루는 동료들과 저녁을 먹던 중, 다른 직원들 모두 화장실에 간 사이 서로 밥을 떠 먹여줬는데… 딱 걸렸어요. 결국 “사실 우리 사귀고 있었어”라고 양심선언을 했죠. 근데 웬걸. 다들 “응? 그걸 모르는 사람이 있었어?”라는 반응이었어요. 사내 비밀 연애는 회사 복사기도 안다고 하더니, 정말 맞는 말인 것 같아요. 하하.

연애를 시작한 다음 해인 2014년 저희는 결혼식을 올리며 부부가 됐어요. 벌써 10년 차 부부가 됐네요. 그동안 잘 지낼 수 있었던 건, ‘대화’ 덕분인 것 같아요. 사내 연애를 할 때부터 지금까지 남편과 대화하는 게 즐거워요. 지금도 쉬는 날에는 서로 못 했던 이야기를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라요. 새벽까지 대화가 이어질 때도 있죠. 또 저는 투잡을 뛰는 남편을 위해 매일 김밥을 싸줘요. 아이들이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지금처럼 서로 대화하며, 열심히 살아갈게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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