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결혼합니다 - 이문규(28)·김정은(여·33) 예비부부
저(정은)와 예비신랑은 헬스장에서 회원과 트레이너로 처음 만났습니다. 2년 전 이맘때 보디 프로필을 찍기 위해 다니던 헬스장에 남편이 트레이너로 입사했어요. 당시 남편은 코로나19 탓에 마스크를 쓰고 있었는데도 저의 완벽한 이상형이었어요. 멀리서 연예인을 바라보듯 남편이 일하는 모습을 지켜봤죠. 인사만 주고받다가 점차 대화하는 일도 많아졌죠. 다만 남편이 저보다 다섯 살 어려서, 이성으로 잘될 거라는 생각은 못 했어요. 저 나름대로 거리를 두려고 노력했죠. 남편과 연락처를 주고받지 않고 메신저로만 대화한 것도 그런 이유였어요.
하지만 노력해도 안 되는 게 있더라고요. 하하. 메신저로만 대화를 주고받아도 대화가 끊이지 않았어요. 그러다 하루는 같이 술을 마셨는데, 둘이서 막걸리 열 병은 마셨던 것 같아요. 이상하게도 그날 저희 모두 하나도 취하지 않았어요. 아마 남편의 기습 고백 때문인 것 같아요. 남편은 그날 제게 좋아한다고 고백했어요. 저는 부끄러워서 계속 남편 시선을 피했죠. 자꾸 제 대답을 재촉하는 남편에게 말해줬죠. “당연한 대답을 왜 자꾸 물어봐∼.” 이렇게 저희 연애가 시작됐어요.
결혼 결심은 아이러니하게 저희 관계가 가장 안 좋았을 때 이뤄졌어요. 연애를 시작한 지 1년 정도 됐을 때 더 오래 사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편은 항상 제가 과분하다고 느낄 만큼 사랑 표현을 해주는데, 저는 성격상 그러지 못하거든요. 남편의 행복을 위해 연애를 여기서 끝내야겠다는 바보 같은 생각에 사로잡혔어요. 하지만 헤어지니 더 잘 알겠더라고요.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이고 또 떨어져 지낼 수 없다는 것을요. 저희는 헤어진 지 이틀 만에 다시 만났고, 결혼하기로 마음을 먹었어요.
다가오는 10월 저희는 연애 2주년에 맞춰 결혼식을 올려요. 이젠 서로에게 트레이너가 돼 예쁜 가정을 이루며 살게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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