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 답방 부인한 다음날
북한 매체 “김정은이 초청…쾌히 수락”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답방을 요청했다. 하지만 북한과 러시아가 푸틴 대통령의 방북 여부를 놓고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아 정상회담이 이뤄진 지 반나절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 벌써부터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북한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북·러 정상회담에 이어 진행된 만찬 이후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이 편리한 시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을 방문할 것을 정중히 초청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에 푸틴 대통령이 “초청을 쾌히 수락하면서 로·조(북·러) 친선의 역사와 전통을 변함없이 이어갈 의지를 다시금 표명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해외 방문을 자제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이 마치 만찬 자리에서 ‘통 큰 방북’을 약속한 것처럼 보이는 대목이다.

하지만 정작 러시아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의 답방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의 보도가 나오기 전날인 13일 푸틴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북·러 협력 수위와 관련해 서로의 온도 차가 명확히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위반인 북·러의 무기 거래 진행에 국제사회의 비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방북과 같은 과도한 공개 밀착 행보는 자제하려는 반면, 북한은 푸틴 대통령 방북을 통해 평양을 세계 시선이 집중되는 외교 무대로 만들어 대미·대남 외교에서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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