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obal Economy

中표준 통한 자립구도 구축 전략
고령화·부채 등 위험요인 많아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jwrepublic@munhwa.com

‘신냉전’ 구도 속에 자국 생산 전자제품 등에 사용될 반도체 수급에 타격을 입었던 중국이 자국산 제품 사용을 강요하는 등 자체 개발을 독려하며 ‘활로’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한동안 개발하지 못할 것이라는 7나노미터(㎚) 반도체 생산에 성공하는 등 성과도 보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일본이 겪었던 ‘잃어버린 10년’보다 더 심한 침체기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난 17일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중국 정부에서 산업정책을 담당하는 전직 공업정보화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중국 자동차 관련 업체들을 소집해 “중국 기업의 국산품 부품을 사용하라”고 구두지시를 내렸다. 외교 소식통들은 구두지시가 외국 자본을 배제한다는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요미우리는 “세계적으로 급성장하는 전기차 분야 공급망을 국내에서 완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앞으로 미국과 일본, 유럽의 부품 업체가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또한 중국 정부는 최근 중앙 부처·기관 공무원들에게 아이폰을 비롯해 해외 브랜드 기기를 업무에 사용하거나 사무실에 가져오지 않도록 하는 내부 명령을 전달했다. 전기차 배터리업체인 중국의 CATL은 해외공장 건설 등 대외투자 시 지분 100%를 확보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중국의 이 같은 정책은 국산 제품 사용을 장려해 자국 제품의 기술 경쟁력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나아가 미국의 제재에서 자유롭도록 자신들만의 표준을 구축해 제품을 완성하는 공정 자립 구도를 만들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전략은 화웨이(華爲)가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사진)에 7㎚ 반도체를 탑재하면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동안 중국 회사들은 제작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7㎚ 반도체를 현지 기업 SMIC가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또한 지리(吉利)자동차 산하 브랜드 ‘링크앤코’도 지난 8일 출시한 신형 전기차 ‘링크앤코 08’(Lynk & Co 08)에 지리와 Arm의 합작 투자회사 신칭커지(芯擎科技)가 설계한 7나노급 칩 ‘룽잉이하오’(龍鷹1號)가 탑재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중국 경제에 대한 전망은 부정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령화 △부채 문제 △대미 관계 경색 등을 이유로 중국의 불황이 1990년대 일본의 침체기인 ‘잃어버린 10년’보다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직 선진국에 진입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급격한 고령화를 겪으며 성장 동력이 꺾였고, 공공부채 또한 국내총생산(GDP)의 95%나 돼 당시의 일본(62%)보다 높은 상황이다. 샤오친 피 뱅크오브아메리카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성장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서는 재정, 통화, 부동산 정책에서 보다 조율된 완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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