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의 집권에 맞춰 15년간의 망명생활을 청산하고 지난달 귀국한 탁신 친나왓(사진) 전 태국 총리가 내년 2월 가석방될 전망이다. ‘황제 수감’ 논란에 휩싸였던 탁신 전 총리의 정치쇼가 결국 통한 모양새다.
19일 방콕포스트·교도(共同)통신 등에 따르면 탁신 전 총리는 내년 2월 고령을 이유로 가석방될 가능성이 크다. 태국 교정국 간부는 “내년 74세가 되는 탁신 전 총리가 70세 이상의 수형자에게 적용되는 규정에 따라 수감 기간 중 6개월을 채운 내년 2월쯤 가석방 자격을 얻을 것”이라고 밝혔다. 탁신 전 총리가 가석방 청원을 넣으면 태국 당국이 심사를 거쳐 최종 가석방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친탁신계’인 프아타이당과 20년 앙숙이던 친군부 정당은 그동안 탁신 전 총리의 조기 석방을 두고 물밑 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실제 프아타이당은 앙숙으로 지내던 왕당파 및 군부와 손잡고 정부를 구성한 뒤 탁신 전 총리의 사면을 요청했다. 마하 와찌랄롱꼰 태국 국왕은 지난 2일 “탁신은 자신의 죄를 인정했고 군주제에도 충성했다”면서 그의 형량을 징역 8년에서 1년으로 감형했다. 반군부·반왕실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탁신 전 총리가 국왕의 특별사면으로 큰 감형 혜택을 본 것이다.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실각한 탁신 전 총리는 해외로 도피했다가 측근인 세타 타위신이 신임 총리가 된 지난달 22일 전격 귀국했다. 그는 태국에 돌아온 직후 방콕 끌롱쁘렘 중앙교도소에 수감됐다. 이후 그는 교도소 내 병원 개인실에 입원했다가 고혈압·고령 등을 이유로 경찰병원으로 이송돼 그곳에서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탁신 전 총리가 교도소에 머문 시간은 약 12시간에 불과했고, 그가 머무는 경찰병원 병실에는 에어컨, TV, 냉장고, 소파, 식탁 등이 갖춰진 것으로 전해져 특혜 논란을 빚어왔다. 이에 대해 야권과 시민단체 등이 반발하고 있어 태국 내 혼란이 우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