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기 임원인사 전격 단행
신세계 박주형·이마트 한채양
신세계L&B 대표엔 송현석
예년과 달리 ‘사상 첫 9월 인사’
재계 조기인사 신호탄될지 촉각
재계 11위인 신세계그룹이 예년보다 이른 9월에 사상 첫 인사를 단행했다. 핵심 계열사인 ㈜신세계와 이마트 대표이사를 전격적으로 교체했다. 고물가로 인한 소비침체로 그룹 전체가 실적 부진에 빠지자 과감하게 쇄신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그룹을 신호탄으로 재계의 연말 인사 시즌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앞당겨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20일 ‘2024년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전체 계열사 대표이사의 약 40%를 교체하고 새 조직 운영체계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신세계 대표이사에는 박주형(63)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를 내정했다. 박 신임 대표는 ㈜신세계와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를 겸직하게 된다. 지난해 정기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손영식(60) 전 신세계 대표는 임기가 2025년 3월까지였지만 채우지 못했다. 이마트 대표이사에는 한채양(58)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가 내정됐다. 한 신임 대표는 기업형 슈퍼마켓 이마트에브리데이와 편의점 이마트24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 대표도 겸직한다. 2019년 말 외부 출신으론 처음으로 이마트 수장에 오른 강희석(54) 전 대표는 지난해 말 인사에서 연임에 성공, 임기가 2026년 3월로 연장된 바 있지만 물러났다. 주류 계열사 신세계L&B 대표는 송현석(55) 신세계푸드 대표가 겸직한다. 임영록(59)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는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를 겸직한다. 이번 인사로 신세계그룹 계열사 대표 25명 중 9명이 교체됐다.
신세계그룹은 대대적인 임원 물갈이와 함께 새 조직 운영체계도 도입했다. ‘리테일 통합 클러스터’를 신설하고 산하에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신세계프라퍼티 △SSG닷컴 △G마켓을 둬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을 꾀하기로 했다. 예하조직 및 본부장 운영에는 통합본부장 체계를 도입하고 하이브리드 조직체계, 업무영역별 과감한 세대교체도 추진한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조직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쇄신, 강화하고 새로운 성과창출 및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과감한 혁신 인사를 단행했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는 실적 악화로 인한 그룹 안팎의 위기감이 높아진 점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유통업계는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이마트는 쿠팡보다 매출액에서 뒤지면서 ‘유통업계 1위’ 타이틀을 내줬다. 영업이익마저 적자로 전환하는 등 실적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유통 경쟁사인 롯데도 이르면 다음 달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조직 쇄신, 사업 개편을 뼈대로 한 재계의 연말 인사 시즌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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