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취감췄던 웅담, 러시아 개체조절 곰 활용 국내 약재로 들어와 한방의료기관, 간 섬유화·알코올성 간 손상 등에 처방
러시아에선 골칫거리로 알려진 곰이 국내 한의사의 아이디어로 국내에 한약재 웅담(곰쓸개즙)으로 들어와 처방되고 있다. 웅담은 간 섬유화, 알코올성 간 손상 등 만성적인 간 질환과 피로 회복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과거 곰 농장에서의 비윤리적인 사육과 웅담 채취로 논란이 되면서 수십 년 간 국내에서 자취를 찾을 수 없었던 약재다.
21일 한방 약재 업계 등에 따르면 웅담이 최근 러시아에서 한약재로 정식 수입되면서 국내에 처방되기 시작했다. 러시아에서 국내로 수입 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증을 받아 한방약재로 처방되는 것이다.
러시아에서 국내로 수입되게 된 계기는 한의사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웅담을 수입하는 한의약 제조업체 으뜸생약에 따르면 러시아에서는 매년 곰에 의한 인명피해가 발생해 이로 인해 개체수 조절을 위해 매년 최소 1만 마리 이상의 곰을 의무적으로 사냥하고 있다.
곽한식 으뜸생약 이사는 "녹용 수입을 위해 러시아를 방문했다가 러시아에서는 매년 의무적으로 곰을 사로잡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웅담 채취를 위해 곰을 잡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 유지를 위해 매년 의무적으로 사냥한 곰에서 채취하는 것이기 때문에 생명윤리 문제 없이 잊혀진 한약재를 다시 발굴해내는 것이라고 생각해 들여왔다"고 말했다.
국내에 수입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증을 받은 웅담의 모습
웅담은 1980년대에 1000만원 넘는 가격에 거래되는 등 고가 약재로 유통된 바 있다.
박용기 동국대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교수는 "웅담은 보약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보약은 아니다"라며 "피로회복 효과 역시 자양강장이라기보다는 간기능 개선에 의한 것이 크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웅담은 UDCA(우르소데옥시콜산)가 주 성분으로 간의 섬유화를 막거나 알코올에 의한 간 손상을 예방하고 간세포암의 종양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가 보고되는 등 간 질환의 특효약으로 꼽는다"며 "학계에서는 세포사멸을 억제하고 항산화, 항염증 효과가 있는 것에 착안해 파킨슨과 알츠하이머, 빌리루빈 뇌증과 우울증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관련 연구가 진행 중이다" 고 덧붙였다.
물론 일반인이 임의대로 복용하는 건 금물이다. 큰나무한의원 원외탕전실 대표한의사 최윤용 원장은 "웅담은 의약품용 한약재로서 한방의료기관에서만 처방이 가능하다"며 "만성적인 간질환이나 간에 의한 만성피로 증상이 있을 경우 한의사의 진단 후 처방받아 작은 환약이나 캡슐형태로 복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최 원장은 "웅담은 한의학적으로 열을 식히는 효능이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평소 몸이 차거나 특별히 웅담을 복용할만한 증상이 있지 않은 경우라면 복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또한 당뇨병이나 고지혈증이 있는 경우에도 전문가와 상의 후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