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며 머리를 긁적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며 머리를 긁적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 미국, 긴축 장기화 예고

2025년 금리전망 0.5%P 상향
금융 시장 “상당히 매파적” 평가
“부채의 역습 초래” 우려 목소리
한국 PF등 금융불안 더 커질수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2년 만의 최고치인 현 기준금리 수준이 앞으로 1년 이상 장기화할 것임을 예고함에 따라 세계 경제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의 골이 깊어지고, 사상 최대치 수준으로 불어난 부채의 역습을 초래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한층 커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Fed 위원들은 금리 전망치를 담은 점도표에서 내년 말 기준금리가 5.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6월 4.6%에서 0.5%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2025년 말 금리 전망도 3.9%로 기존의 3.4%보다 높였다. Fed 위원들은 2026년 말에나 금리가 2.9%로 2%대에 진입할 것으로 관측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Fed의 이번 결정을 두고 일제히 고금리 장기화 신호를 줬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은행은 “점도표에서 2024년과 2025년 금리 전망을 50bp(1bp=0.01%) 상향한 것은 상당히 매파적”이라고 밝혔다. RBC캐피털마켓은 “내년 금리전망이 상향조정된 것은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신중한 금리 인하 전환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미국이 긴축의 고삐를 강하게 죄면 주요국들의 금리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게 돼 전 세계 경제의 부실 위험을 키울 수 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최근 글로벌 부채 모니터 보고서에서 전 세계의 국채, 회사채, 가계부채 등을 포괄하는 총부채 규모가 올해 상반기 3027조1000억 달러(약 40경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초 3016조5000억 달러에 이어 다시 최대치를 경신한 것이다. 고금리에 불어난 이자 부담은 가계와 기업, 국가도 휘청이게 할 수 있다. 지난 6월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국가채무 증가 등을 이유로 미국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것과 같은 사태가 또다시 초래될 수 있다.

고금리 장기화는 한국 경제에 치명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가계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세계 4위인 데다, 고금리하에서도 최근 5개월간 연속적으로 증가세를 나타내면서 금융 불안 위험을 키우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고금리가 지속되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나 가계부채가 부실화되는 등 금융 부실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의 고금리 상황이 길어지면 한국의 대미 수출도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며 “대중 수출 부진과 겹쳐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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