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호 논설고문

‘젊은 나이를 눈물로 보낼 수 있나/ 나도야 간다 나도야 간다/ 님 찾아 꿈 찾아 나도야 간다’. 최인호 소설을 배창호 감독이 1984년에 영화로 만든 ‘고래사냥’의 주제곡 ‘나도야 간다’ 한 대목이다. 싱어송라이터·기타리스트·국악인·영화음악감독 등으로 다양하고 특출한 재능을 보여온 ‘작은 거인’ 김수철(65)이 작사·작곡·노래했다. “고래는 내 마음속에 있어요” 하는 대사 등이 인상적이던 그 영화의 남자주인공 병태를 연기해 배우로도 데뷔한 그를 두고, 박찬욱 감독은 “음악으로 모든 것을 최고 수준으로 해낸 사나이”라고 했다.

그는 대학 재학 중이던 1977년 4인조 록 밴드 퀘스천을 결성했으나, 이듬해인 1978년 밴드 이름을 작은거인으로 바꿨다. 그 밴드는 그가 작사·작곡한 ‘일곱 색깔 무지개’로 1979년 전국대학축제경연대회에서 금상을 받았다. 1983년에 낸 그의 솔로 제1집 앨범에도 ‘못다 핀 꽃 한 송이’ ‘내일’ 등 명곡이 많다. ‘별리(別離)’는 국악 가요의 걸작으로도 알려졌다. ‘거치른 벌판으로 달려가자/ 젊음의 태양을 마시자/ 보석보다 찬란한/ 무지개가 살고 있는/ 저 언덕 너머’ 하는, 그가 작곡해 불러 1984년 발표한 안양자 작사 ‘젊은 그대’는 각종 경기의 응원가로도 사용된다.

국악과 현대음악을 꾸준히 접목해온 그는 임권택 감독의 1993년 판소리 영화 ‘서편제’의 OST인 ‘천년학’ ‘소리길’ 등도 작곡해, 대금(大금)·소금(小금) 소리와 신시사이즈 구현 현악기 소리의 절묘한 조화로 한(恨)의 정서를 극대화했다. 1989년에 발표한 ‘불림 소리’, 1998년 ‘팔만대장경’ 등도 명곡이다. 2002년 작품 ‘기타 산조(散調)’는 그 자체가 하나의 장르로 평가된다. 1986년 아시안게임 행사에서 초연된 뒤로, 88서울올림픽과 2002년 축구월드컵 등 국가적인 주요 행사 다수에서 연주됐다. 그가 데뷔 45주년 기념 무료공연을 오는 10월 10일과 1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갖는다. 그가 기타를 메고 이끌, 세계 최초로 국악기와 서양 악기 연주자 100명을 모은 오케스트라도 동원한다. “국악의 새 장르를 개척하는 일로, 그동안 내가 품어온 ‘국악 대중화’ 꿈의 출발점이기도 하다”고 한다. 그가 또 새롭게 편곡한 대표작들이 색다른 감동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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