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스큐즈미(Excuse me) 대신 여기서는 익스퀴즈 미(Exsqueeze me·실례지만 비집고 갈게요)"
알몸의 남녀 모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야 하는 이색 전시회가 영국에서 열렸다.
23일 BBC 등 영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근 영국 왕립예술 아카데미가 내년 1월1일까지 여는 세르비아 출신의 공연 예술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회고전의 전시회장 입구에는 남녀 모델이 누드 상태로 마주 보고 있다. 전시회 방문객들은 바짝 붙어 있는 두 남녀의 누드 모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는 절차를 거쳐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공연 기획자는 기획 의도에 대해 "관객들이 두 명의 알몸 공연자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면서 도덕과 욕망 사이의 대결에 빠지는 것을 원했다"고 전했다. 이 전시에서 누드 모델을 맡고 있는 폴 댄서 로웨나 갠더는 "당황한 관람객들은 나와 남성 모델 사이를 통과하면서 계속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 지나다녔다"고 데일리메일에 밝혔다. 그는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40명의 모델 중 한 명이다.
이 전시는 외신들로부터 엇갈린 반응을 얻고 있다. 영국의 가디언은 "생명력이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타임스는 "무자비한 쇼"라고 비판했다.
BBC는 "아브라모비치의 행위예술이 불편한 방문객들은 다른 문으로도 들어갈 수 있다"며 "반드시 누드 모델 사이를 지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이 행위 예술은 1977년 아브라모비치와 당시 파트너였던 울레이에 의해 처음으로 기획됐다. 당시 둘은 미술관 출입구에 나란히 서서 방문객들이 그들 사이를 지나가게 했었다.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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