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유경준 국민의힘 의원, 25일 ‘문재인 정부의 통계 조작 사태, 통계 조작 수법과 정상화 방안’ 토론회
통계청장 지낸 유 의원 文 정부 소득주도성장, 부동산 통계 왜곡 논란 쟁점 조목조목 설명
"홍장표의 ‘노동소득분배율’ 계산, 자의적", "부동산 실효세율, 나라마다 상이해 비교 불가"
하태경 ‘통계 조작’ 논란 빚은 그리스, 아르헨티나 사례 들며 "IMF 구제 금융 등 국익 저해 초래"
정택수 "부동산 통계 표본·산식을 공개 검증하고, 공시가격을 폐지 추진해야"
문재인 정부 시절 부동산 등 이른바 ‘국가 통계 조작’ 의혹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 발표 이후 정부 정책 통계 왜곡에 따른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하태경, 유경준 의원은 25일 지난 정부 청와대 인사들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통계 조작 논란의 쟁점을 분석하고, 국가 통계 관리 체계의 정상화를 위한 정책을 발굴하는 시간을 가졌다.
통계청장을 지낸 유경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의 통계 조작 사태, 통계 조작 수법과 정상화 방안’ 토론회 발제자로 나서 ‘문재인 정부 통계 왜곡과 조작의 역사’를 주제로 발언했다. 유 의원은 "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실패를 가리기 위해 소득 통계를 조작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우선 문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이었던 홍장표 전 경제수석이 ‘노동소득분배율’의 정의를 바꿨다고 주장했다. 노동소득분배율은 전체 국민소득(NI)에서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유 의원은 한국은행과 홍 전 수석의 노동소득분배율 계산법이 각각 달랐다는 점을 짚었다. 유 의원은 "우선 한은은 임금 근로자의 노동소득을 NI로 나눈 수치를, 홍 전 수석은 NI 대신 국내총생산(GDP)을 사용했는데, GDP는 NI와 달리 고정자본소모(감가상각 또는 R&D)를 포함한다"며 "‘고정자본소모’는 국제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기업이 연구개발(R&D)에 사용하는 비용을 의미하기 때문에 자본의 몫으로 분류하기엔 적합하지 않다"고 밝혔다. 고정자본소모는 1970년대에는 GDP의 6% 정도에 그쳤으나 최근에는 20%에 이르는 만큼, 이 수치가 분모에 포함된다면 다른 조건이 일정할 경우 노동소득분배율을 자동적으로 떨어뜨리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유 의원의 지적이다. 유 의원은 또 홍 전 수석이 한은과 다르게 분자에 임금 근로자뿐 아니라 자영업자의 노동소득까지 포함시켰는데, 이 자영업자 노동소득의 산출 방법이 보편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유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노동소득분배율에 대한 잘못된 정의로부터 출발해 통계를 자의적으로 사용했다"고 분석했다.
문 정부가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의 표본을 왜곡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문 정부는 지난 2017년 30억 원을 투입해 가계동향조사를 확대, 개편했다. 이후 2018년 1분기 소득 분배가 크게 악화했고, 정부는 2019년 가계동향조사 표본을 변경하는 방향으로 통계를 두 차례 개편했다. 통계청은 두 차례의 개편 내용을 각각 적용한 2019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모두 발표했다. 유 의원은 "1차 개편 내용이 적용된 조사에서 월 소득 200만 원 미만인 계층의 비중은 전체의 32.9%였지만, 2차 개편 적용본에서 이 비중은 25.8%로 종전보다 7.1%포인트(p)나 줄었다"며 "반면 1000만 원 이상 고소득층 비중은 4.9%에서 6.0%로 늘어 소득분배가 개선된 것처럼 보이는 효과를 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지난 정부에서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을 국제 수준과 비교한 점도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부동산세 국제 비교에 일반적으로 쓰이는 개념은 GDP 대비 부동산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사용하는 개념이다. 이와 달리 부동산 실효세율은 보유세액을 부동산 총액으로 나눈 값으로, 문 정부 당시인 지난 2021년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한국의 부동산 실효세율이 0.16%로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일본, 미국, 영국 등 8개국 평균인 0.53%보다 낮다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유 의원은 "부동산 관련 증세의 근거로 활용했던 ‘부동산 실효세율’은 부동산 가격, 가치를 측정(추정)한다 해도 방식이 각국마다 상이하다"며 "애초에 국제 비교가 불가능한 수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토교통부가 매년 발표하는 주택·토지의 공시가격으로 부동산 가격을 산출하는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의 산정 방식을 비교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호주는 5년마다 평가하는 인구주택총조사를 근거로, 독일은 4년마다 평가하는 토지총조사에서 산출한 부동산 매입가격으로 부동산 가격을 매긴다. 네덜란드는 세무자료에 기초한 현재 시장가치를, 캐나다는 국립은행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협회의 주택가격지수를 기초로 산정한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문 정부의 부동산 통계 왜곡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경과를 발표했다. 지난 2021년 경실련은 자체 분석한 결과, 문 정부 초인 2017년 5월~2020년 1월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이 52% 상승했고 KB 매매가격 평균(2017년 5월~2020년 5월)이 51% 가량 올랐지만, 국토부는 이 기간 서울 아파트 값이 약 14% 상승했다고 밝힌 점을 지적하며 정부와 민간 기관 사이의 통계와 편차가 크고 실제 체감하기 어려운 통계를 정부가 내놓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정 부장은 "부동산 통계 표본과 산식을 공개 검증하고, 공시가격을 폐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감사원 감사에서 지적된)‘주간 아파트값 동향’ 통계 폐지도 검토해 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토론회를 주최한 하태경 의원은 이날 "그리스, 아르헨티나 등 국가에서도 ‘통계 조작’ 논란 때문에 국가 신용도가 추락하고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 금융을 받는 등 엄청나게 국익이 저해됐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국가가 관리하는 통계를 조작하는 것은 투자자나 기업, 국제기관 등의 의사 결정을 혼란스럽게 해 경제 안전성을 저해하는 등 심각한 사회·경제적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정치적 목적으로 통계를 조작할 경우 정책의 투명성을 해쳐 사회적 비용을 늘릴 수 있다"며 토론회 개최 취지를 설명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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