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176조원중 155조원 차지
1만원권은 15조 그쳐 역대최저


시중에 남아 있는 화폐 잔액에서 5만 원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규모가 커지고 물가가 오르면서 축의금과 조의금은 물론, 추석 등 명절 용돈까지 고액권 지급 결제가 보편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화폐발행잔액 가운데 5만 원권 지폐가 차지하는 비중은 88.1%로 집계됐다. 전체 176조8000억 원 중 155조70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화폐발행잔액은 한은이 시중에 공급한 화폐에서 환수한 돈을 제외하고 시중에 남은 금액을 뜻한다. 화폐발행잔액에서 5만 원권의 점유 비율은 2009년 6월 첫 발행 당시 7.7%에 그쳤지만, 2년여 만인 2011년 8월 50%를 돌파했다. 이후 2021년 6월 5만 원권 비중은 85%를 넘어서며 ‘대세’로 자리 잡았다. 5만 원권 비중이 88%를 돌파하기는 2009년 6월 발행 이후 처음이다.

반면 지난달 1만 원권이 전체 지폐 발행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8%(15조6000억 원)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1만 원권 비중은 5만 원권 발행 직전인 2009년 5월 86.6%에 달했으나 5만 원권 사용이 늘어나면서 계속 떨어졌다. 5000원권과 1000원권 발행잔액은 1조4000억 원과 1조6000억 원 수준으로, 전체 발행잔액에서 0.8%와 0.9%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화폐발행잔액 중 5만 원권의 비중이 90%에 육박하지만 시중 유통 후 한은으로 돌아오는 비중은 절반 수준이다. 5만 원권 환수율은 40∼60% 수준을 유지하다가 코로나19 기간인 2020년 24.2%, 2021년 17.4%로 낮아졌다. 감염병 유행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가계나 기업, 금융기관 등이 비상용 현금으로 고액권을 보유하는 경향이 나타난 영향이다. 이후 방역조치 완화로 5만 원권 환수율은 지난해 56.5%로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반면 1만 원권 등 나머지 화폐의 환수율은 꾸준히 100% 안팎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만 원권 환수율은 127.6%로 발행잔액 이상이 돌아왔고, 5000원권 환수율도 97.6%로 거의 전액이 환수됐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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