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바둑은 한중일 3국의 각축장이다. 남자 프로바둑은 한중 양강 체제가 된 지 오래지만, 여자 바둑은 중국이 압도하던 판세가 한국 쪽으로 점차 기울고, 일본도 실력을 키워 3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현재 3국의 간판 기사로는 한국의 최정(27) 9단, 일본의 후지사와 리나(25) 6단, 중국의 위즈잉(26) 7단이 꼽힌다. 모두 20대다. 최근엔 최정이 오랜 라이벌 위즈잉을 제치고 최강을 굳혀 간다. 최정은 2021년 위즈잉을 꺾고 중국 우칭위안 세계여자대회를 두 번째 우승했다. 지난해엔 메이저 대회인 삼성화재배에서 남자 강호들을 꺾고 여자 기사로는 처음으로 준우승해, 과거 마녀로 불렸던 루이나이웨이 9단(은퇴)을 넘어섰다. 루이는 불세출의 천재 우칭위안의 제자로, 한국에서 활동하는 동안 국수전에서 막강 이창호·조훈현을 꺾고 우승했고, 세계 최대 기전인 응씨배 4강까지 올랐던 여류 최강자였다. 위즈잉은 2021년 일본의 여자 세계대회인 센코컵을 3연패 했고, 현재 중국 여자 명인 타이틀을 갖고 있다. 리나는 일본의 최대 기전인 기성전을 6연패 해 ‘괴물’로 유명했던 후지사와 슈코 9단의 손녀이자 제자다. 지난해 일본 여자 명인전 5연패와 함께 여자 본인방 3연패(총 7회 우승)를 이뤘다.
3국의 차세대 주자로는 한국의 김은지(16) 6단, 중국의 우이밍(17) 5단, 일본의 나카무라 스미레(14) 3단 등이 돋보인다. 김은지는 최근 최정과 두 대회 연속 우승을 다툴 만큼 성장한 무서운 신예다. 중국 최연소(11세) 여자 프로인 우이밍은 루이에 빗대 ‘작은 마녀’로 불린다. 스미레는 일본 남녀를 통틀어 최연소(10세) 프로 기사로, 올 2월에는 최연소(13세) 일본 여자 기성이 됐다. 스미레는 최근 한국기원에 객원기사를 신청해 화제인데, 자존심이 강한 일본기원이 이적을 승인해 내년 3월부터 한국에서 뛸 예정이다.
바둑은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13년 만에 정식 종목이 됐다. 2010년 광저우대회 때 한국은 3개 전 종목(남녀 단체전과 남녀 페어)에서 금메달을 땄다. 이번엔 남녀 페어 대신 남자 개인전이 열리고, 여자 개인전은 없다. 중국이 신진서에 이어 이젠 최정도 경계하는 모양새다. 여자 단체전엔 3국의 간판과 차세대 6명이 모두 출전한다. 승전보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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